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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속 미술관…유통업계, 전시·체험 결합한 '경험 플랫폼' 전환

등록 2026-04-08 10:54:41  |  수정 2026-04-08 12:58:25

방문 자체가 목적 되는 공간으로 재편

전시·체험 결합, 체류 늘리고 구매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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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에 전시된 조각 작품, 박순민 작가의 '황소' (사진=신세계사이먼 제공) 2026.04.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권민지 기자 = 유통업계가 전시·공연 등 예술 콘텐츠를 결합하며 오프라인 공간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고객을 머무르게 하는 '경험 플랫폼'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다.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집객력이 약화되면서, 유통업계는 방문 자체를 목적화할 수 있는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과거 백화점과 아웃렛 등 오프라인 매장이 '구매 목적 방문 공간'이었다면, 최근에는 '방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공간'으로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예술 콘텐츠는 비상업적 이미지로 고객 거부감을 낮추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동시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확산까지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세계사이먼은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전시, 체험, 소장까지 아우르는 복합 문화 축제 '아트 페스타(Art Festa)'를 개최한다.

아트페스타는 봄을 맞아 아웃렛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쇼핑과 함께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10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EAST 특설 전시장에서는 근현대 미술 거장전 '한국, 세 개의 울림'을 개최한다.

아트센텀과 함께 진행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20세기를 대표하는 화가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의 원화 및 판화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기간 동안 매주 주말 오후에는 도슨트 프로그램도 운영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라이브 페인팅 공연도 준비됐다. 11일 오후 EAST 중앙광장에서는 그래피티 작가 지알원(GR1)을 포함한 4명의 아티스트가 퍼포먼스를 펼친다. '봄'을 주제로 계절의 생동감과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완성된 작품은 19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가족단위 방문객을 겨냥한 체험형 콘텐츠도 강화한다. 19일까지 EAST 광장 일대에서는 위메이크페인팅과 함께 어린이 고객이 직접 그려볼 수 있는 DIY(Do It Yourself) 아트 체험존이 운영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캐리커처와 페이스 페인팅까지 즐겨볼 수 있다.

또 18일부터 26일까지 WEST에서는 크라운해태제과 아트밸리와 함께하는 미니 조각 마켓이 열린다. 소형 작품 특화 마켓으로 30여 명의 조각가가 참여한다.

파주와 시흥 프리미엄 아웃렛에서는 이달 말까지 프리미엄 라운지에서 다비드 자맹, 줄리안 오피, 알렉스 카츠 등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며, 지점별 특성에 맞춘 아트 콘텐츠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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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현대어린이책미술관 전시 '세상의 눈' 전시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2026.04.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7월 5일까지 5층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 글로벌 그림책 전시 '세상의 눈'을 개최한다.

세상의 눈은 12개국 13개 출판사가 참여해 어린이를 위한 책과 작품을 선보이는 글로벌 전시 프로젝트다.

전시에는 세계 각국 출판사들이 제공한 160여 권의 그림책과 130여 점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을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해외 작가들의 그림책과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국가의 언어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전시와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 12가지로 구성됐다.

어린이를 위한 워크숍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25일에는 프랑스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가비 바쟁(Gaby Bazin)이, 다음달 9일에는 판화와 유화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슬로바키아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 다니엘라 올레이니코바(Daniela Olejnikova)의 워크숍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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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더한섬하우스 서울점' 5층 에이치룸(H ROOM)'에서 진행중인 'THINK MEMORY' 전시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2026.04.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브랜드 차원에서도 예술 결합은 중요한 포지셔닝 수단으로 활용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도 박진우 회화 작가와 함께 12일까지 'THINK MEMORY' 전시를 진행한다.

전시는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더한섬하우스 서울점' 5층 에이치룸(H ROOM)'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아트와 패션을 접목한 복합전시로, 박진우 작가의 꽃 작품 18점과 '마인' 2026 봄·여름(SS) 컬렉션 80여 점을 함께 선보인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서울특별시 미래한강본부와 함께 이달부터 12월까지 “2026년 한강공원 조각작품 순환전시 한강, 색을 입다”를 개최한다.

서울 도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형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한강조각전'이다. K-조각 특유의 독창성과 역동성이 담긴 90여점의 조각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로 6번째인 이번 전시는 시민의 일상 속 수변 공간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열린 미술관'으로 확장을 시도했다.

김재호, 장세일, 김원근, 박선영 등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 60여명이 최신 대형 작품들을 대거 출품했다.

작품은 12월까지 반포, 여의도, 이촌 등 9개의 한강 공원에 2개월 주기로 4차례 이동·재배치한다.

강서·반포·망원공원에서 1차 전시(3~5월)를 시작으로, 2차(5~7월)는 여의도·난지·광나루 공원으로 이어진다. 3차(7~9월)는 여의도·잠원에서 펼쳐지며, 4차는(9~12월) 양화·이촌공원에서 열린다.

전시와 함께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시 초기에 진행되는 '작가와 함께 하는 도슨트 투어'에서는 작가가 직접 시민들과 대화하며 작품 세계와 제작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크라운해태 '과자 꼴라주 만들기'도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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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선영 작가의 '꽃이 있는 정물'(왼쪽)과 이일 작가의 '봄바람'(오른쪽) (사진=크라운해태제과 제공) 2026.04.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최근 유통업계의 예술 결합은 단순 전시를 넘어 '경험 설계'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전시·체험·공연을 결합해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를 소비로 연결하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시는 더 이상 단순 볼거리가 아니라 집객 이후 체류를 유도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드는 '전환 장치'로 활용된다. 백화점과 아웃렛은 상업시설을 넘어 문화공간의 기능까지 흡수하며 공간 자체를 콘텐츠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예술 콘텐츠는 팝업이나 단기 이벤트 대비 지속성과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할인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면서도 공간의 매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유통 경쟁의 축이 '상품'에서 '공간'과 '콘텐츠'로 이동하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은 더 이상 물건을 판매하는 기능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전시와 체험 등 예술 콘텐츠를 통해 공간 자체를 목적지로 만드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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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전경. 사진 전병철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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