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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비 안 받는다”…하이브, 아트페어 판 흔드나

등록 2026-02-26 15:46:15  |  수정 2026-02-27 01:23:00

5월 21~24일 코엑스 마곡서 개최

미술시장 게임체인저 예고…“도형태 대표 운영 아냐”

50여개 갤러리 참여 '부티크 아트페어' 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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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하이브 아트페어 김정연(왼쪽) 디렉터와 김동현 이사가 26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 팰리스 서울에서 '하이브아트페어(HIVE ART FAIR)' 설명회를 하고 있다. ‘하이브(Hive)’는 육각형 벌집 구조에서 착안한 명칭으로, 집단의 유기적 협력과 확장성을 상징한다. 2026.0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부스비를 전면 폐지한다.”

오는 5월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열리는 ‘하이브 아트페어 2026(HIVE ART FAIR 2026)’가 기존 아트페어 수익 구조에 변화를 예고했다.

하이브는 지난 3년간 행사 연기를 거치며 구조 재설계를 고민해왔다고 밝혔다. 김정연 대표이사는 26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 팰리스 서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형식적인 개최가 아니라, 보다 건강하고 본질에 충실한 아트페어를 만들기 위해 연구와 실험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하이브는 ‘부스비 0원’을 선언했다. 기존 아트페어의 틀을 깨는 파격적인 결정이다. 전통적인 아트페어 모델에서 부스비는 주 수입원으로 작동해 왔다.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프리즈 서울의 경우 최소 1000만원대에서 시작해 부스 규모에 따라 1억원에 이르기도 한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갤러리는 고액의 부스비를 보전하기 위해 판매가 용이한 작품 위주로 부스를 구성하고, 주최 측은 부스 수 확보에 집중하는 관행이 반복돼 왔다.

김동현 이사는 “기존 아트페어가 공간을 임대하는 구조에 머물렀다면, 우리는 갤러리를 수익원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있다”며 “부스비라는 진입 장벽을 없애 갤러리가 전시 콘텐츠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부스비를 받지 않는 대신 새로운 수익 모델을 도입한다. 초대권은 무상 제공 대신 갤러리가 필요 수량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전시장 내 특정 위치 지정도 추가 비용으로 선택할 수 있다. 티켓 가격은 전일권 10만원, 일반권은 3만~5만원으로 책정됐다.

토크 라운지 역시 유료화한다. 갤러리가 시간대를 구매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주최 측은 이를 통해 콘텐츠 다양성을 높이고 관람객의 질적 수준을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이사는 “관람객 유치 확대에 따른 입장 수익과 스폰서십 확대, 기업과의 B2B 협업 모델을 병행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곡 지역의 산업단지·연구소 밀집 특성을 활용해 기업과 갤러리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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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각형 부스 도입…동일 구조 제공
공간 구조에도 변화를 준다. 기존 바둑판식 부스 대신 육각형(HIVE) 모듈을 도입한다. 4m·7m 규격의 동일 구조 부스를 제공하고, 중앙 ‘더 코어(The Core)’ 구역에서는 주최 측 큐레이션 특별전이 열린다.

부스 위치가 경합할 경우에는 추가 비용뿐 아니라 전시 기획성을 함께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김정연 대표는 “자본력만으로 자리가 결정되는 방식은 지양하겠다”며 “기획력이 존중받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 유치 경쟁보다 콘텐츠”
해외 메이저 갤러리 유치 경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김동현 이사는 “과거에는 어느 해외 메이저 갤러리가 참여하느냐가 중요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누가 오느냐보다 어떤 콘텐츠를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아트페어를 ‘견본시장’ 본래 기능에 가깝게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판매 중심 장터가 아니라, 갤러리의 기획 역량과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최 측은 부스비를 받지 않는 구조 전환을 통해 “아트페어의 본질에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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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하이브 아트페어 김정연(왼쪽) 디렉터와 김동현 이사가 26일 서울 종로구 서머셋 팰리스 서울에서 '하이브아트페어(HIVE ART FAIR)' 설명회를 하고 있다. ‘하이브(Hive)’는 육각형 벌집 구조에서 착안한 명칭으로, 집단의 유기적 협력과 확장성을 상징한다. 2026.02.26. [email protected]


◆도형태 대표 운영설 선 그어
한편 하이브가 도형태 대표가 주도하는 프로젝트라는 인식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정연 하이브 아트페어 대표이사는 “도형태 대표는 파운딩 멤버이자 주주이지만, 현재 운영 주체는 디엑세스(DXSS)”라며 “행사 운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인터컴과 공동 주최한다. 김 대표는 갤러리현대와 현대카드 등에서 전시 기획자로 활동한 바 있다.

하이브 아트페어는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코엑스 마곡에서 열린다. 현재 이화익, 웅갤러,에스더쉬퍼등 국내외 23개 갤러리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서울에는 이미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등 대형 아트페어가 자리하고 있어, ‘부스비 폐지’라는 실험적 모델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김동현 이사는 “기존 아트페어 구조를 반복하기보다 가장 큰 수익원이었던 부스비를 내려놓는 선택을 통해 갤러리들이 보다 실험적이고 기획 중심의 전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성공 여부는 결국 시장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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