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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 화백 아내 김기순 여사 별세…향년 106세

등록 2026-02-19 15:55:06  |  수정 2026-02-19 16: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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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과 아내 김기순(오른쪽)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1916~2002) 화백의 아내 김기순 여사가 지난 17일 오전 별세했다고 유영국문화재단이 19일 밝혔다. 향년 106세.

1920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故) 이희호 여사의 5촌 조카다. 1943년 일본 도쿄문화학원 유화과를 졸업한 유영국 화백을 만나 이듬해 결혼, 남편의 고향인 경북 울진에 정착했다.

부부는 울진에서 양조장을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당시 생산한 소주 ‘망향’은 동해안 어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유 화백은 1955년 사업을 정리하고 가족과 함께 서울로 이주했다. “나는 화가가 되겠다”는 남편의 결단을 김 여사는 지지했다.

서울 약수동에 작업실을 마련해주고, 생계를 책임진 것도 그의 몫이었다. 작품이 오랫동안 팔리지 않았던 남편을 대신해 택시를 구입해 운영하고, 버스 노선을 매입해 간이 운수업을 하며 가족의 생활을 꾸렸다. 네 자녀를 모두 해외 유학 보낼 만큼 교육에도 힘썼다.

장녀인 故 유리지 교수는 미국 템플대에서 수학한 뒤 서울대 미대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 현대 금속공예 발전에 기여했다. 장남 유진씨는 유학 후 카이스트 교수로 활동했으며, 현재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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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국, 〈작품〉, 1967, 캔버스에 유채, 130x130㎝  ⓒ유영국미술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산 그림’으로 널리 알려진 유 화백은 환갑을 앞두고 작품이 주목받기 시작했으나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1977년부터 심장 박동기를 달고 생활했으며, 2002년 별세할 때까지 투병과 작업을 병행했다. 김 여사는 남편의 곁을 지키며 간호와 지원을 이어왔다. 2013년에는 장녀 유리지 교수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으로는 아들 유진·유건씨와 딸 유자야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20일 오전 9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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