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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훈칠-심문(心紋), 1996년, 마분지에 유채와 금, 160×160cm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작고 작가 권훈칠(1948~2004)의 개인전 ‘완성되지 않은 형식들’이 서울 삼청동 갤러리 도올에서 새해 첫 전시로 열린다.
두 차례 국전 수상과 서울대학교 졸업, 이탈리아 유학을 거친 작가는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어느 한 범주에도 고정되지 않는 회화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로 이어지는 만다라에 도달하기 이전, 1990년대까지의 여정을 되짚는다.
갤러리 도올은 권훈칠이 작업 메모를 통해 옛것과 현대적 감각의 결합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기록해 왔다고 설명한다. 고가구와 골동품, 전통 보자기에 대한 관심은 우리 것에 대한 미감의 눈을 열었고, 이는 추상 회화 속 동양적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것이다.
대표작인 ‘심문(心紋)’은 이러한 맥락에서 등장했다. 질서 정연하고 견고한 구도 속에서 삼각형이 서로 마주하는 조형 방식은 추상을 단순한 평면에 머물지 않게 하고, 공간적 확장성을 획득하며 그의 후기 추상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심문’은 ‘마음의 무늬’를 뜻하며 이후 만다라 시리즈의 기본 조형 단위가 된다. 한지를 구기고 자르는 과정에서 생겨난 우연한 흔적들은 화면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채움과 비움이 은근하게 드러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처럼 권훈칠의 회화는 완결된 형식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고 갱신되는 구조 위에 놓여 있다. 이번 전시는 만다라라는 결론에 앞서, 그가 끝내 도달하고자 했던 회화의 사유 과정, 완성에 이르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열려 있는 형식의 시간을 보여준다. 전시는 16일부터 2월 28일까지. 관람은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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