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리움미술관이 샤넬 컬처 펀드 후원을 받아 진행하는 연구 기반 프로젝트 ‘아이디어 뮤지엄’의 세 번째 프로그램 ‘In the Middle Voice: 다섯 개의 움직임’을 25일부터 2026년 7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영국 인류학자 팀 잉골드(Tim Ingold)의 ‘중동태(middle voice)’ 개념을 토대로 기획됐다. 잉골드는 배움을 능동·수동의 이분법을 넘어 “함께 변화하는 흐름”으로 바라보며, 지식의 축적이 아닌 감각적 인식의 형성과 관계적 경험을 강조한다. 리움은 이러한 사유를 ‘만들기·춤추기·연주하기·합창하기·듣기’ 다섯 가지 움직임으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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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인류학자 팀 잉골드. *재판매 및 DB 금지 |
프로그램의 포문은 25일 오후 3시 열리는 기조 강연 '중동태의 자리에서 성찰하기: 대를 잇는 삶, 지각, 그리고 배움'이 연다. 잉골드는 지각과 배움이 발생하는 관계적 순간들을 소개하며, 예술·교육·환경을 잇는 새로운 배움의 방법을 제시한다. KAIST 인류세연구센터 김지혜 연구원이 대담자로 참여한다.
26~28일에는 ‘만들기’ 세션을 주제로 리움·남산·한강공원·파주 짚풀문화마을 등에서 전개되는 세 가지 워크숍이 이어진다.
26일 ‘땅 워크숍’은 흙의 물성과 순환을 통해 생명·시간·감각의 흐름을 경험하는 자리로, 잉골드와 현대미술가 김주리가 공동 진행한다.
27일 ‘식물 워크숍’은 짚풀을 엮는 손의 움직임을 통해 인간과 식물이 얽혀 만들어내는 관계적 리듬을 탐구한다. 파주 짚풀문화마을과 협력해 식물을 ‘함께 자라는 선(line)’으로 바라보도록 확장한다.
28일 ‘공기 워크숍’에서는 한국민속연보존회 노순 명인과 연을 제작하고 날리며, 바람·하늘·몸이 맺는 관계를 체험한다. 참가자들은 공기를 ‘몸과 세계를 잇는 감각적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구정연 리움미술관 교육연구실장은 “기후 위기 시대, 미술관은 예술적 실천 속에서 세계와 맺는 관계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며 “아이디어 뮤지엄은 배움과 인식의 방식 자체를 다시 사유하는 장”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할 수 있으며, 모든 세션은 무료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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