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꼭두와 동자석 또다른 나…‘끝없이 반짝이는 거울의 방’

등록 2025-10-30 08:54:09

우란문화재단의 우란1경서 전시

associate_pic
우란문화재단 끝없이 반짝이는 거울의 방_전시 전경. 사진 정유빈, ©우란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반짝임은 언제나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

우란문화재단의 우란1경에서 열린 전시 ‘끝없이 반짝이는 거울의 방’은 장례의 상징이었던 꼭두와 동자석을 불러내, 죽음이 품은 또 다른 생의 빛을 이야기한다.

오랜 세월 무덤을 지키던 유물들을 전시장으로 옮겨와 현대 작가 8인의 작품과 마주 앉혔다.

조선시대 꼭두와 동자석은 이제 더 이상 저승의 문지기가 아니라, 오늘의 인간에게 삶과 죽음, 그리고 기억의 본질을 되묻는 존재로 등장한다.

나무와 돌로 깎인 인형들은 사진, 도자, 미디어, 금속,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매체와 맞닿으며 ‘대리하는 몸’의 의미를 다시 쓴다.

이승과 저승, 실재와 비물질, 기억과 망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전시에서 거울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통로이자 분신이다.

associate_pic
우란문화재단 끝없이 반짝이는 거울의 방_전시 전경. 사진 정유빈, ©우란문화재단 *재판매 및 DB 금지


죽음을 끝이 아닌 여행으로 이해했던 선조들의 생명관은 오늘의 작가들에게 새로운 언어로 환생한다.

그들의 작업은 삶과 죽음, 인간과 비인간, 그리고 빛과 어둠이 맞닿은 경계의 지점을 반짝이며 흔들린다. 그 반짝임 속에서 ‘기억 속의 몸’을 발견하게 한다.

우란문화재단은 “이번 전시는 전통 장례 유물의 미학적 재조명을 넘어, 인간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함께 사유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2026년 1월 24일까지. 관람은 무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