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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렌티움'에 선 이우환 작가, 2025. 사진=이재안, 호암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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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호암미술관은 오는 28일부터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이우환의 신작 공간 ‘실렌티움(묵시암)’을 전통정원 ‘희원’ 내에 개관해 상설 전시한다.
아울러 그간 관람객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미술관 호수 주변의 ‘옛돌정원’에서는 이우환의 조각 설치 신작 3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이우환 선생님의 작품을 널리 알리고 싶었지만, 상설로 선보일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이번에 선생님께서 ‘실렌티움’과 야외 조각을 직접 제안해 주셔서 많은 이들이 언제든지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하며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홍 관장은 그동안 이우환 작가의 예술세계를 오랜 기간 깊이 이해하고 지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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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렌티움(묵시암)' 2025 철판, 자연석 (철판) 320 x 370 x 7cm (자연석) 91 x 91 x 115cm © Lee Ufan 사진: 김상태 이미지= 호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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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렌티움(묵시암)' 2025 자연석, 목탄 (자연석) 78 x 63 x 80(h)cm (목탄 그림자) 102 x 121cm © Lee Ufan 사진: 김상태 이미지=호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라틴어로 ‘침묵(Silentium)’을 뜻하는 ‘실렌티움’과 ‘고요히 바라본다’는 의미의 한글 명칭 ‘묵시암(默視庵)’이 병기된 이번 작업은, 관람객이 ‘침묵 속에서 관계와 울림, 호흡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주제로 한다.
‘희원’ 내에 선보이는 신작 ‘실렌티움(묵시암)’은 라틴어로 ‘침묵(Silentium)’을, 한국어 명칭인 ‘묵시암(默視庵)’은 ‘고요함 속에서 바라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용한 눈길로 만나는 공간’을 주제로 실내 작품 3점과 야외 설치 1점이 하나로 어우러진 프로젝트다.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침묵 속에서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고 관계와 만남, 울림과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총체적인 공간 작업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우환 작가는 “내 작품은 봄과 동시에 울림이 있는, 보자마자 감각이나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이나 에너지가 중요하다”며, 관람객이 “침묵 속에 머물며 세상 전체가 관계와 만남, 서로의 울림과 호흡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렌티움’에서 색채는 작가의 예술세계에서 자연의 현상과 변화를 반영하는 핵심 요소이다. 작가는 주로 단색 계열의 작업을 해왔으나, 이번 작품에서는 색채를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작품 속의 ‘점’과 ‘원’에서 보여지는 색채는 가장 연한 색에서 진한 색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방식으로 생명의 변화와 순환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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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항 – 만남' 2025 스테인리스 스틸, 자연석, 자갈 (스테인리스 스틸) Ø500 x 200cm © Lee Ufan 사진:김상태 이미지=호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희원’ 건너편의 호암미술관과 너른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얕은 구릉지 산책로인 ‘옛돌정원’에서는 철과 돌이라는 문명과 자연이 만나 이루어진 3점의 대형 신작을 감상할 수 있다.
입구에 설치된 ‘관계항-만남(Relatum-The Encounter)’은 지름 5m의 스테인리스 스틸 링 구조가 먼저 공개되며, 향후 링 양쪽을 마주 보는 두 개의 돌이 더해져 작품이 완성될 예정이다. 또한 호숫가에는 직선으로 뻗은 20m의 슈퍼 미러 스테인리스 스틸 판과 돌로 이루어진 ‘관계항-하늘길(Relatum-The Sky Road)’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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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항 – 하늘길' 2025 스테인리스 스틸, 자연석. (스테인리스 스틸) 1000 x 120 x 2cm (2pcs) (자연석) 90 x 125 x 115(h), 125 x 100 x 110(h)cm © Lee Ufan 사진: 김상태 이미지=호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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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계항 – 튕김' 2025 스테인리스 스틸, 자연석, 자갈 (스테인리스 스틸) 283 x 80 x 248(h)cm (자연석) 70 x 50 x 62(h), 60 x 45 x 60(h)cm © Lee Ufan 사진: 김상태 이미지=호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위쪽 산책로에는 곡선형 스테인리스 스틸과 두 개의 자연석이 역동적인 균형을 이루는 ‘관계항-튕김(Relatum-Bursting)’이 설치되었다. 작가가 1970년대에 흔들리는 얇은 철판으로 형태를 구상했던 것을 이번에 두꺼운 재료로 구현한 작품이다. 흔들리지 않아도 흔들림이 느껴지는 긴장 관계 속에서 한 부분이 튕겨져 나간 듯한 형상을 보여준다.
삼성문화재단은 “이우환 작가의 작품을 오랜 기간 수집·소장해 왔으나, 2003년 호암갤러리·로댕갤러리 회고전 이후 작가의 예술세계를 본격적으로 조망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며 “호암미술관의 자연을 배경으로 한 이번 프로젝트는 국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의 세계를 서울 수도권에서 상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관람료는 2만5000원(기획전+희원+실렌티움+옛돌정원 포함)이다. 28일부터 일주일간 리움 멤버십 프리뷰를 거쳐 11월 4일부터 일반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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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돌정원’ 전경 2025 사진: 김상태 이미지= 호암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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