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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9일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절도 사건에서 도난당했다가 회수한 나폴레옹 3세의 아내인 유제니 황후의 왕관.(출처: 위키피디아) 2025.10.20.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세계 최대 미술관 루브르가 또 털렸다.
19일(현지시간) 오전, 최소 3명의 복면을 쓴 전문 절도단이 파리 루브르 1층 갤러리에 침입해 나폴레옹 3세와 황후 외제니(Eugénie)의 보석 9점을 훔쳐 달아났다.
사건은 불과 4분 만에 벌어졌으며, 루브르 역사상 가장 대담한 절도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
도난품에는 목걸이, 브로치, 티아라 등 제2제정기 황실의 대표 유물이 포함됐다. 프랑스 경찰은 조직범죄단의 개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며, 절도범들은 전문 장비를 사용해 강화유리를 파괴한 뒤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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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미술관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미국 미술전문지 ARTnews는 “이번 사건은 최근 수십 년간 벌어진 미술관 절도 중 가장 대담한 범행”이라며 “불과 4분 만에 세계 최고의 보안 시스템이 무너졌다”고 전했다.
루브르의 절도 사건은 예술사에 남을 ‘대도(大盜)’들의 전설을 다시 소환한다.
ARTnews는 이번 보도를 계기로, 역대 예술계에서 벌어진 가장 악명 높은 도난 사건 25건을 다시 정리했다. 이 기록은 예술이 가진 매혹의 뒷면, 인간 욕망의 초상이다.
▲1473년 폴란드 해적단이 한스 멤링의 '최후의 심판'을 약탈한 사건은 기록상 첫 미술 절도로 남아 있다.
▲1911년 루브르 박물관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가 직원 출신 이탈리아인 빈첸초 페루자에 의해 사라졌다. 그는 “이탈리아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훔쳤다”고 주장했다.
▲1972년 캐나다 몬트리올미술관에서는 렘브란트·루벤스 등 18점이 도난당해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미술품 절도로 기록됐다.
▲1985년 파리 마르모탕미술관에서는 모네의 '인상, 해돋이'가 대낮에 탈취됐다가 5년 뒤 코르시카의 한 빌라에서 발견됐다.
▲ 1990년 미국 보스턴의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에서는 렘브란트와 베르메르 등 13점이 도난당했다. 6억달러 규모로, 아직도 미해결 상태다.
▲ 1994년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에서는 에드바르 뭉크의 '스크림'이 올림픽 개막식 날 도난당했다.
▲ 2002년 암스테르담 반고흐미술관에선 '누에넨의 회당' 등 초기작 2점이 마피아 조직과 연계된 절도단에 의해 사라졌다가 14년 만에 회수됐다.
▲ 2003년 빈 미술사박물관에서는 르네상스 금세공 명작 첼리니의 '살리에라'가 보안 전문가에 의해 도난됐다. 그는 작품을 납상자에 묻어두었다가 검거됐다.
▲ 2010년 파리 근대미술관에서는 피카소·마티스·모딜리아니 등 5점이 사라졌다. 시가 1억유로 규모였다.
▲ 2019년 독일 드레스덴 ‘그린 볼트’에서는 다이아몬드와 루비 등 21점의 왕실 보석이 도난당했다. 피해액은 무려 12억달러에 달한다.
▲ 2020년 코로나 봉쇄 중 네덜란드 싱어라렌미술관에서는 반 고흐의 '봄의 정원'이 사라졌다. 3년 뒤 네덜란드 경찰이 회수했다.
▲ 그리고 2025년, 루브르의 나폴레옹 황실 보석 9점이 4분 만에 사라졌다.
ARTnews는 “절도는 단순한 범죄가 아니라 작품의 운명을 바꾸는 사건”이라며 “이번 루브르 사건은 ‘예술의 신성’과 ‘소유의 욕망’을 다시 묻는 경고”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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