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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선, 인연, 그물3 2025 oil on canvas 72.5x72.5cm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김완선은 감정의 그림을, 김창훈은 리듬의 그림을 그린다.
서로 다른 언어이지만, 결국 예술은 그들을 다시 한 무대로 불러냈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 갤러리 마리(대표 정마리)에서 15일부터 열린 특별전 ‘Art Beyond Fame’은 음악으로 맺어진 두 가수가 40년의 세월을 넘어 미술로 이어지는 순간을 기록한 전시다.
'영원한 디바'로 불리는 김완선은 자기 감정을 담아낸 10여 점의 ‘인연, 그물’ 작품을, 김창훈은 112점의 기록적 회화를 내놓고 서로 다른 언어로 예술가로서의 고독과 진정성을 이야기한다. 김창훈은 1970년대 한국 록을 대표한 그룹 산울림의 멤버이자, 가수이자 배우로 활동한 김창환의 친동생이다.
“인연이 모여 내 인생이 되는구나. 사람은 결국 인연의 그물 안에서 살아간다.”
(김완선)
김완선의 그림 속 인물은 연극배우 같으면서도 자화상처럼 느껴진다. 화려한 곱슬의 붉은 머리, 검은 눈물, 절제된 표정. 마치 무대에서 내려온 디바의 ‘정적의 초상’ 같다.
그녀의 화폭은 미술적 완성도보다는 감정의 진정성이 훨씬 강하게 작동한다. 무대 위 ‘빛의 화신’이었던 김완선이 ‘빛이 꺼진 뒤의 고요’를 그린다면, 아마 바로 이런 얼굴일 것이다. 거친 붓질, 긴장된 손끝, 불안이 스민 눈동자까지 감정이 화장되지 않은, 날것의 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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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선 작품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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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훈, 23 90.9x65cm Life Maze I 2025.6 Acrylic & Gouache on Canvas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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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훈 작품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반면 김창훈의 회화는 색면과 도형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리듬의 추상이다.
청록, 노랑, 파랑, 흰색이 반복되고 교차하며, 마치 베이스 리프처럼 화면을 진동시킨다.
그는 말한다. “덜어내고 비워내는 자유가 나의 미학이다.” 그의 그림엔 확실히 ‘침묵의 음악’이 흐른다.
“노래와 그림과 글쓰기는 나의 생업이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나는 붓을 들 수밖에 없다.”(김창훈)
명성 너머의 예술은, 결국 인간으로서의 본질을 그리는 또 하나의 무대다. 전시는 11월 13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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