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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 같은 중얼거림이 그림으로…송수련 ‘내적시선’

등록 2025-10-18 01:00:00

가람화랑 22일부터 개인전 신작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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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련 '내적시선' 한지위에 채색39_99x79_2025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그리는 것 못지않게 덜어내는 행위를 통해 맨 마지막에 본질만 남기고자 한다.”

화가 송수련에게 그림은 채움보다 덜어냄의 예술이다.

2016년 이후 지속해온 자아의 독백과 읊조림 같은 ‘쓰기’의 회화를 선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인사동 가람화랑은 오는 22일부터 11월 4일까지 송수련 초대전 ‘내적시선(內的視線)’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약 20~30여 점의 신작이 공개된다.

송수련의 근작은 장지 위에 붉은색, 청색, 검정색, 녹색을 겹겹이 쌓고 다시 지우는 행위를 반복한다. 얼핏 보면 낙서 같고, 때로는 필사 같지만, 읽을 수 없는 글자와 자기 독백 같은 중얼거림이 화면에 겹겹이 쌓인다.

반복된 필획의 중첩은 작가의 내면이 흘러가는 리듬이자, 동양화의 전통 속에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진화한 ‘드로잉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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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련 내적시선 개인전 *재판매 및 DB 금지


평론가 윤진섭은 송수련의 작업에 대해 “‘텅 빈 충만’을 말한다. 그것은 그녀의 말을 빌리면 ‘그리는 것 못지않게 덜어내는’ 행위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맨 마지막에 본질만 남기고자 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마치 0도의 글쓰기처럼 쓰고 지우는 행위를 거듭 반복함으로써, 바람만이 역사를 쓰던 태고적 자연의 원형성을 찾고자 한다”며 “그 행위 속에서 무상(無常)과 무위(無爲)의 미학이 드러난다”고 덧붙였다.

송수련은 배채법을 이용한 점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8년 동덕아트갤러리 개인전 이후에는 ‘쓰기를 연상케 하는 회화’로 변모하며, 글과 회화, 사유와 행위를 넘나드는 새로운 조형세계를 열어왔다.    

작가의 화면은 ‘지움’의 행위 속에서 존재의 흔적을 드러내며, 덜어냄을 통해 충만에 이르는 동양적 미학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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