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박성소영 ‘산을 쌓고 백일몽을 꾸리라’…P21서 개인전

등록 2025-10-13 10:51:02

associate_pic
P21 박성소영 개인전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나는 회화가 아직도 감정의 언어라고 믿는다.”

박성소영(54)작가의 개인전 ‘산을 쌓고 백일몽을 꾸리라’가 서울 이태원 P21에서 열리고 있다.

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는 대형 회화 설치와 소형 회화 등 신작 12점으로 구성됐다. 작가는 감각과 충동에 기반한 회화적 언어를 통해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향수와 동경을 시각화한다.

박성소영은 구체적인 대상을 묘사하기보다 색채의 충돌과 즉흥적 제스처를 통해 이미지가 발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유기적 곡선과 기하학적 형태가 뒤섞인 화면은 하나의 풍경이라기보다 기억의 잔상처럼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인어·용 같은 상상의 존재나 마추픽추, 차마고도와 같은 경관은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색채와 형상을 통해 초월적 시공간을 암시한다.
associate_pic
너무 멀리 떠나서 Too far away 2025 캔버스에 혼합재료 50 x 40cm *재판매 및 DB 금지


작가는 전통 유화 기법과 현대적 재료를 병용해 금속성 안료와 유화 물감의 조합으로 깊이 있는 색조를 구현한다. ‘갑사 한복’을 연상시키는 고유의 색감은 장식적 요소를 넘어 감각의 전이를 유도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P21는 "이번 전시는 실현 불가능한 기대나 논리에서 벗어나 내면의 충동에 자신을 맡기는 상상적 전환의 과정을 담았다. 박성소영은 회화를 통해 언어로 환원할 수 없는 감정의 입자들을 흩뿌리며, 억압적 문명 속에서도 내면의 움직임을 살아 있게 만드는 회화의 생존 방식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다니엘 리히터 교수의 마이스터 슐러로 졸업한 박성소영은 현재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주요 개인전으로 P21(2023), 프론트뷰(베를린, 2022),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서울, 2021), 합정지구(서울, 2018) 등이 있으며,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엘 세군도 미술관, Segler-Uleer 컬렉션 등에 소장돼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