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대만 작가 시용쥔 서울 첫 개인전…인형극 무대 같은 전시

등록 2025-10-11 06:00:00  |  수정 2025-10-11 15:57:39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불온한 사랑’ 16일 개막

associate_pic
시용쥔 SHIH Yung Chun, 달밤의 중매자 The Moonlit Matchmaker 月下老人, 2025,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162 x 130 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낡은 인형극 무대 위에서 ‘불온한 사랑’이 욕망과 기억의 파편으로 피어난다.

대만 작가 시용쥔의 서울 첫 개인전 '불온한 사랑(Forbidden Love)'이 오는 16일부터 12월 6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3개 층에서 열린다.

작가는 인형극 무대를 연상시키는 입체 연작을 중심으로, 이를 회화와 영상으로 확장하며 ‘불온한 세계’의 환상적 서사를 다층적으로 펼쳐낸다.

주방, 복도, 침실, 거리, 바, 공연 무대, 거실 등 일곱 개의 서로 다른 장면은 오래된 장난감, 상품 패키지, 유년의 기억으로 구성되어 있다. 낡은 오브제들이 빚어내는 이 세계는, 사랑과 욕망, 순수와 타락의 경계를 넘나드는 한 편의 초현실적 인형극처럼 보여진다.

전시명 ‘불온한 사랑’은 서로 다른 시대와 환경에서 온 사물들이 하나의 무대에서 새롭게 맺는 낯선 관계의 은유이자, 사랑의 이면에 도사린 욕망과 배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시용쥔은 대만의 경제 부흥기, 군부대 인근 마을에서 자라며 빠르게 버려지고 교체되는 사물들의 덧없음 속에서 예술의 단서를 찾았다.

1980년대의 상품 이미지와 광고, 패키지 등을 차용한 그의 작업은 현실의 질서를 전복하며 유년과 사회, 환상과 기억이 교차하는 무대를 구축한다.
associate_pic
시용쥔 SHIH Yung Chun, 애프터눈 토이 키친 세트 Afternoon Toy Kitchen Set 午後的小廚房玩具組, 2025, Acrylic paint on wood panel, antique toys, fabric, metal boxes, and light clay, 61 x 90 x 68 (h) cm *재판매 및 DB 금지


시용쥔은 1978년 대만에서 태어나 2003년 국립대만예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대만의 산업화와 소비문화가 교차하던 시기에 성장한 그는, 버려진 사물과 인형을 예술의 언어로 되살리는 작업을 이어왔다. 화이트 래빗 갤러리(시드니, 2025·2024), 하이데 현대미술관(멜버른, 2024), 타이동 미술관(대만, 2023), 롱 뮤지엄 웨스트번드(상하이, 2022), 신베이 아트센터(대만, 2020), 금일미술관(베이징, 2012) 등에서 열린 주요 단체전에 참여하며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았다.

2009년과 2011년 게이사이 대만 타이카이 어워드를 수상했고, 작품은 화이트 래빗 갤러리(호주), 롱 뮤지엄(중국), 대만국립미술관, 아트뱅크, 타이베이 국립역사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