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이끼 ‘녹색의 개척자’…서울미술관 7인 단체전

등록 2025-09-05 09:42:53

associate_pic
서울미술관 '이끼: 축축하고 그늘진 녹색의 떼'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서울미술관이 이끼처럼 번져가는 생명력의 은유를 동시대 미술로 풀어냈다. 7인의 단체 기획전 '이끼: 축축하고 그늘진 녹색의 떼'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조용히 그러나 깊이 번성하는 이끼의 속성에 주목했다. 빛이 스며들지 않는 그늘 속에서도 자라는 생명체로서, 척박한 환경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수분을 머금은 채 서서히 번성하는 이끼의 존재 방식은 동시대 삶을 탐구하는 은유로 읽힌다.

전시장에는 권세진, 김찬중, 김태수, 박지수, 이묵하, 이연미(Ivory Yeunmi Lee), 토드 홀로벡(Todd Holoubek) 작품을 선보인다. 회화·설치·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삶의 지속성, 공존의 방식, 존재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이끼의 존재 방식은 단순한 생존의 몸부림이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균형을 모색하는 ‘느린 혁명’이다. 독립적이면서도 긴밀하고, 경쟁하거나 확산을 도모하지 않는 ‘녹색의 개척자’라 부를 만하다. 저마다의 모습과 의미, 속도로 삶을 추구하는 이 존재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전시 기획 의도는 '빠름'이나 '경쟁'이 아닌 '지속'과 '공존'의 가치다. 음(陰)의 세계에서 태어나지만 양(陽)의 생명력으로 확장하는 이끼처럼, 작가들의 작업은 작고 느린 존재가 어떻게 주변과 호흡하며 살아가는지를 드러낸다.

서울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는 이끼를 통해 생존 그 너머의 삶의 방식을 이야기한다”며 “삶의 방식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관람객에게 또 다른 영감과 작은 응원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미술관 본관 M1 3F 제 2전시실에서 12월 28일까지 열린다.

associate_pic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