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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대, HALO 25-0630, 2025, Acrylic on canvas, 100 × 10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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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빛의 중첩이 후광처럼 퍼져 나간다. 89세 원로 추상화가 김형대가 개인전 'HALO: Divine Radiance'에서 최신작을 공개한다. 겹겹의 색층과 두터운 마티에르가 빚어낸 화면은 단순한 추상을 넘어, 긴 세월의 고독과 기도로 길어 올린 영성의 울림을 전한다.
서울 소공로 금산갤러리에서 29일부터 열리는 이번 전시는 김형대의 대표 연작 'HALO'와 더불어 신작 20여 점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오랜 예술 여정의 정점에서 도달한 그의 색채 세계가 집약된 자리다.
◆전통과 현대가 빚어낸 빛의 향연
'HALO'시리즈는 김 화백이 198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전개해온 대표작으로, 캔버스 위에 수십 번의 붓질과 물감의 중첩을 통해 제3의 영롱한 빛을 발현한다. 겹겹이 쌓아올린 색채와 두터운 마티에르가 만들어내는 공간감은 극적인 음양의 긴장을 자아내며, 정신적 고양의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작품은 우연처럼 보이지만 치열한 실험과 사유 끝에 도출된 필연의 결과물이다. 겹겹의 색층에서 배어나오는 미묘한 빛의 잔상은 후광(halo) 같은 시지각적 착시를 일으키며, 화면 전체에 확산되는 광채 속으로 이끈다. 이는 단순한 추상이 아니라 작가가 기도와 사색 속에서 길어 올린 내면의 빛과 영성을 담아낸 조형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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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대, HALO 08-0430, 2008, Acrylic on canvas *재판매 및 DB 금지 |
◆“빛은 곧 삶의 연대기”
김형대 화백은 추상회화로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에서 최초로 수상하며 한국 현대미술사의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인물이다. 그는 모델링 컴파운드와 아크릴을 결합한 독창적 기법으로 재료의 물성을 극대화해 입체적인 화면을 구축했고, 수없이 교차하는 선율과 불규칙적 흔적을 통해 감정과 시간의 층위를 시각화했다.
작가는 “빛을 바라보는 행위 자체가 곧 수행”이라 말한다. 화면 위 수십 번의 덧칠과 고독한 사유는 단순한 형식 실험을 넘어, 한 인간이 걸어온 삶의 연대기이자 영적 신념의 기록으로 읽힌다.
김 화백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길렀다.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을 비롯해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2024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추대되었다.
오는 29일 열리는 개막식에서 작가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작품세계를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전시는 9월 3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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