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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 아닌 삶의 문화”…'아트 컬렉터스'가 전하는 수집 철학

등록 2025-08-12 08:46:57  |  수정 2025-08-12 0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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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컬렉터스. 중앙북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예술품 수집은 흔히 부유층의 취미나 재테크 수단으로 오해되지만, 중앙일보 문화선임기자인 이은주 저자의 신간 '아트 컬렉터스'는 그 고정관념을 단숨에 거둬낸다.

저자는 개성과 취향이 각기 다른 한국의 아트 컬렉터 17인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집과 사무실, 병원, 터미널 등 생활 공간을 누비며 수집 철학과 예술 세계를 밀도 있게 기록했다.

책 속의 인물들은 한결같이 “좋아서, 홀려서 미술품을 수집한다”고 말한다.

거실 중앙에 백남준의 설치작품을 두고 일상을 나누는 패션 디자이너, 병원 복도를 작은 미술관으로 꾸민 성형외과 원장, 터미널을 예술의 장으로 바꾼 경영자, 컬렉션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재단 이사장, 미술계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는 MZ세대 부부 컬렉터까지, 그들의 공간에는 예술이 ‘장식’이 아닌 ‘삶의 중심’으로 자리한다.

흥미로운 건, 이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지속가능한 컬렉팅의 비결이다.

대세나 블루칩을 좇기보다 오직 자신의 취향과 호기심을 따르는 일. 그 여정 속에서 미술품은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취향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삶의 동반자가 된다.

“컬렉션을 제가 생각한 방법으로 배치하고 사람들한테 설명하는 게 재밌어요.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굉장히 달라지잖아요. 제가 아이디어를 내어 그것을 하나하나 돋보이게 할 때 희열을 느껴요.”

저자는 이러한 대화를 통해, 미술품 수집이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문화적 행위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책장을 덮을 즈음 ‘어떤 작품을 살까’보다 ‘내 삶에 어떤 예술을 들이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아트 컬렉팅은 문화'라는 책 속 문장은, 예술을 향한 진심과 기쁨이 모일 때 비로소 컬렉션이 한 사람의 세계관이자 생의 기록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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