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침체한 대구 대학가에 문화적 바람을" [복합문화공간 청문당①]

등록 2025-07-07 07:30:00  |  수정 2025-07-07 08:48:24

경북대 북문 일대 문화 활성화 전략…청문당

접근성 문제 극복해야

청년·예술가·상인 위한 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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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청문당 전경. (사진=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2025.07.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정재익 기자 = "대구의 문화시설 수는 전국 최하위 수준." 문화체육관광부 인프라 통계자료를 통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말이다. 대한민국은 서울과 제주 등 특정 지역에만 문화시설 인프라가 밀집한 구조를 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에서는 전시회가 열려도 전국 또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작가의 대형 작품전을 제외하면 시민들의 관심도는 적은 편이다.

한 예로 북구 경북대학교 북문 골목 일대에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인 '청문당(청년문화키움당)'을 들 수 있다. 침체한 대학가에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건립된 이 시설에서는 일정 기간별 꾸준히 전시회를 열고 있지만 어려운 접근성 등 문제로 관람객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문화 관심도는 단순한 여가생활의 문제를 넘어 개인과 사회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뉴시스는 청문당이라는 작은 문화공간 소개를 시작점으로, 이곳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알림으로써 지역문화 발전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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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청문당 옥상에서 펼쳐진 '플로어 드로잉' (사진=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2025.07.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청년문화를 선도하는 '작지만 강한' 복합문화공간
대구는 청년층의 지속적인 유출과 원도심 침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경북대학교가 있는 북구 산격동 일대는 청년 유동인구와 상주인구가 존재함에도 대학과 지역사회 간의 연계가 부족해 인근 상권 침체와 지역 쇠퇴가 지속됐다.

북구청은 이러한 상황을 해결할 돌파구 중 하나로 도시재생뉴딜사업 '대학문화예술키움'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청년 예술가, 상인, 주민이 함께하는 문화 활성화 전략을 통해 지역을 회복하자는 것.

이를 수행할 핵심 공간인 청문당은 산격3동의 노후 원룸을 리모델링해 2021년 11월 조성됐다. 건물은 미술 전시는 물론 공연과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북구는 대구에서 유일하게 4개의 대학이 도심에 밀집한 지역으로, 청문당은 이들 대학과의 연계를 통해 청년문화를 선도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

청문당은 문화공동체의 중심 거점으로서 침체한 대학가 일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지역 회복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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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청문당 전시장 전경. (사진=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2025.07.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접근성 어려워…관람객 수 다행히 '증가세'
청문당은 접근성의 어려움과 공간의 협소함 등 태생적 한계 때문에 건립 초기 관람객 수가 아쉬운 수준에 그쳤다.

주민과 학생들은 건물이 대학가 골목길 일대 상권 밀집 구역에 위치해 문화 공간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주차 장소가 없는 것도 관람객 수가 저조한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청년 예술가 전시회 및 주민과 상인이 연계한 행사 등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온 결과 다행히 관람객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도별 관람객 수를 살펴보면 ▲2021년 2825명 ▲2022년 2036명 ▲2023년 3045명 ▲지난해 4474명 ▲올해 5월까지 5697명으로 나타났다.

아직 관람객 수가 기대에 못 미쳐 안심하기는 이르다. 청문당은 향후 공간 확장, 추가 거점 마련 등을 통해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다.

행복북구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예술 관련 학과의 축소와 개인별 문화 향유 방식의 변화 등 문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시대적 상황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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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 청문당 가정의 달 특별기획 '제페토의 작업실 : 피노키오의 탄생' 전시 모습. (사진=행복북구문화재단 제공) 2025.07.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핵심 사업은?…청년·예술가·상인에게 활력을
청문당은 청년 예술가들이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이 되고자 한다. 그 대표 사업은 청년예술가지원사업 'Z to A'다.

Z to A는 A부터 Z까지의 정해진 순서가 아닌 반대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청년 예술가 각자의 출발점(Z)에서 자신만의 목표점(A)을 만들자는 의미다. 아직 이름보다 가능성이 먼저 보이는 청년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자는 취지다.

이 사업은 지역 청년 예술가들의 주도적인 창작 활동을 매년 지원한다. 올해는 전시와 공연 2개 분야로 확대해 총 6팀의 작품을 이달 말부터 선보인다.

10월 말에는 구미문화재단과 협업해 구미 지역에서 교류전시와 공연도 개최할 계획이다.

청년·예술가·상인이 협력해 대학로 자체를 예술 공간으로 만드는 'ART 인 PLACE'도 올해 말까지 12회로 진행된다.

지난해는 경북대 북문 중심으로 진행됐으나 올해는 영진전문대, 대구보건대, 대구과학대 등 인근 상가로도 개최 범위가 확장됐다.

공연은 매달 1회씩 클래식, 탱고, 국악, 뮤지컬, 힙합, 인디음악 등 장르로 9회 열린다. 전시는 9월 한 달간 Z to A에 참여한 작가 3인의 개인전 형태로 개최된다.

박정숙 행복북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청문당은 지역 예술 생태계 조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사업을 통해 침체한 대학가가 살아나고 청년문화가 예술을 통해 활기를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