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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희: 영원은 순간 속에>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생명의 끝은 곧 또 다른 시작이다.
성북구립미술관은 2025년 여름 두 번째 기획전으로, 생태미술 작가 허윤희(57)의 개인전 '허윤희: 영원은 순간 속에'를 개최한다. 2025 중진작가 기획전으로 2024 이인성미술상을 수상한 역량 있는 작가다.
작가는 자연과의 직면을 통해 생(生)의 본질적 속성과 시간의 순환을 응시해왔다.
8일 개막하는 이번 전시는 떠오르는 태양에서 떨어진 나뭇잎까지, 찰나의 순간에 깃든 영원성과 사라짐의 미학을 정제된 시선으로 그려낸다.
전시는 3층과 2층 두 개의 전시실로 구성되며, 각각 신작 중심의 자연 일기 연작과 작가의 대표작 아카이브를 중심으로 생의 흐름을 다층적으로 탐구한다.
제1전시실은 '해돋이의 명상'으로 2023년 10월부터 작가가 매일 제주 바다에서 해를 보며 그려온 '해돋이 일기' 연작 110여 점을 공개한다.
햇빛의 찰나와 변화하는 감각, 생의 순환성과 기쁨을 시각화한 그림들로 작가의 회화적 수행을 담은 다큐멘터리 '계절의식'(2025, 까마귀픽쳐스 제작)도 함께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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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희: 영원은 순간 속에>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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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희: 영원은 순간 속에> 전시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
제2전시실은 '나뭇잎의 기억'을 주제로 목탄 드로잉, 벽화 퍼포먼스 영상, '나뭇잎 일기' 등 전작 중심으로 선보인다.
나무의 삶이 다한 뒤 태워 만든 목탄으로 대형 벽화와 지우고 남기고, 다시 사라지게 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소멸성에 주목한 작품이다. 2008년부터 북한산 낙엽을 수집해 그린 '나뭇잎 일기'는 떨어진 생의 흔적을 다시 호흡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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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희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
작가 허윤희는 부산 출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와 독일 브레멘예술대학에서 수학했으며, 2024년 이인성미술상을 수상했다. '나뭇잎 일기: 열두 달의 빛깔'(2023)을 출간했으며, 현재 제주에 거주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거대한 메시지를 외치는 대신, 조용한 ‘순간’들을 붙잡는다. 햇살의 흔들림, 나뭇잎의 낙하, 목탄 가루가 날리는 한순간. 그 사라짐의 기록이야말로, 영원을 비추는 거울일지도 모른다. 전시는 9월 7일까지. 관람은 무료.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