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보이지 않아도 닿을 수 있어”…김보라 '터치투어 마음씨'

등록 2025-06-23 08:39:50

희귀 망막 질환 저시력인 작가 첫 개인전

서울시립미술관, 2025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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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_2025_워크숍 및 결과물 설치_지점토, 수건, 담요, 베갯잇 등 (참여자들이 가져온 각종 지도 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손으로 만지는 전시는 어떤 감각을 열어줄까?"

서울시립미술관이 2025년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의 첫 번째 전시로 저시력자 김보라 작가의 개인전 '터치투어 마음씨'를 선보인다. 전시는 22일부터 7월 13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공간 LDK.DT에서 열린다.

'터치투어 마음씨'는 시각장애인의 예술 감상을 돕기 위한 ‘터치투어’를 주제로, 시각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감각의 미술 감상법을 제안한다.

작가는 장애 유무를 떠나 ‘촉각’이라는 감각을 통해 예술과 관계 맺는 방식을 탐색하며, “터치란 무엇이며, 우리는 무엇을 만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김보라 작가는 진행성 희귀 망막 질환을 지닌 저시력인으로, 중심 시야로만 세상을 본다. 파리-세르쥐 국공립예술학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퍼포먼스와 설치를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의 첫 개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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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_2025_워크숍 및 결과물 설치_지점토, 수건, 담요, 베갯잇 등 (참여자들이 가져온 각종 지도 판)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는 '기억의 지도'(2017)와 '마음의 지도'(2025)를 중심으로 선보인다. 두 작품은 각각 '손의 기억'과 '마음의 감각'으로 어린 시절 동네를 재현한 작업으로, 감각의 층위를 달리한다. 이 외에도 설치와 사운드, 퍼포먼스 등 다양한 감각의 작업이 펼쳐진다. 전시 제목처럼 ‘마음씨’ 좋은 감각의 방식으로 터치투어를 재해석한 것이다.

퍼포먼스 '전철역부터 전시장까지 함께 걷기'는 전시 기간 중 한남역과 한강진역에서 전시장까지 실제 동선을 따라 진행되며, 참여자의 감각과 제안을 반영해 걷기 자체를 감각의 여정으로 전환시킨다. 참여 신청은 서울시립미술관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능하다.

이번 전시는 2008년부터 신진 작가를 지원해 온 서울시립미술관의 ‘신진미술인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전시 기획과 홍보, 제작 전반을 지원하며 유망 작가의 첫 발을 돕고 있다. 2025년에는 김보라를 포함해 총 9명의 작가가 순차적으로 서울 각지 전시장에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사전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