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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극장, 회화의 반격…크리스찬 히다카, 서울시립미술관 첫 개인전

등록 2025-06-06 01: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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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아래 펼쳐진 산수〉, 2025, 벽면에 천연안료와 페인트, 가변 크기. 사진 이손,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동서양의 시간과 공간, 예술과 자연이 교차하는 상상의 무대가 서울에 펼쳐졌다.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에서 일본계 영국 작가 크리스찬 히다카의 국내 첫 미술관 전시가 열린다.

작가는 동서양 회화사와 화법을 혼합한 독창적 세계관 ‘유라시아 모드(Eurasian Mode)’를 선보인다. 고대 동굴 벽화와 르네상스 템페라, 동양의 삼원법과 석청 안료까지 아우르며, 역사와 기술, 감각의 전통을 한 화면에 불러낸다.

히다카는 전시 개막을 앞두고 3주간 미술관에 머물며 공간 전체를 회화로 변환시켰다. 바닥과 벽이 캔버스가 되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장면들이 거대한 스케일로 병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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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플루트 연주자〉, 2023, 린넨에 오일 템페라, 195×150cm.  사진_ 작가 및 갤러리바톤 제공  (1)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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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식 인장 2〉, 2025, 나무판에 오일 템페라, 지름 35cm. 사진_ 작가 및 갤러리바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크리스찬 히다카: 하늘이 극장이 되고, 극장이 하늘에 있으니' 전시 제목은 르네상스 시대 이미지 기억술 연구자 프란시스 예이츠의 글에서 따왔다. ‘하늘의 극장’은 기억이 상상 위에 펼쳐지는 무대라는 개념. 히다카는 이를 회화로 구현하며, 관람객을 환상의 시공간으로 이끈다.

전시장 한켠엔 어린이 키만 한 초대형 아트북이 설치돼, 동서양이 뒤섞인 꿈속의 공간을 주인공 ‘아루’와 함께 넘겨볼 수 있다. 어린이 전시 특화 공간인 전시실 6을 활용해 전 연령대의 감상 경험을 확장했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크리스찬 히다카는 동서양의 미술사와 기법을 융합해 낯설면서도 매혹적인 시각 경험을 제안하는 작가”라며, “이번 전시가 다음 세대에게 회화에 대한 새로운 사유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및 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전시는 7월 20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