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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보(Salvo) 개인전 《Salvo, in Viaggio》 설치전경, 글래드스톤, 서울, 2025 © Archivio SalvoCourtesy of Archivio Salvo and Gladstone 사진: 전병철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작고 직전까지도 살보는 길 위에 있었다.
그의 마지막 여행지였던 우즈베키스탄 히바를 그린 작품에는, 일생을 걸고 쌓아온 집요한 관찰력과 낯선 세계를 향한 다정한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간과 공간을 통과하며, 그는 끝까지 ‘여행하는 화가’로 남았다.
이탈리아 현대미술의 거장 살보(Salvo, 1947~2015)의 회화를 소개하는 전시 '살보, 인 비아조'(Salvo, in Viaggio)가 서울 글래드스톤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살보 재단(Archivio Salvo)과의 협력으로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개인전이다.
‘비아조(Viaggio)’는 ‘여행’이란 뜻이다. 이번 전시는 그가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를 여행하며 본 풍경과 상상 속 장면을 그린 회화들로 구성된다. 특히 1988년부터 2015년까지, 작고 전까지의 그림들이 중심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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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보(Salvo) 개인전 《Salvo, in Viaggio》 설치전경, 글래드스톤, 서울, 2025 © Archivio Salvo Courtesy of Archivio Salvo and Gladstone 사진: 전병철 *재판매 및 DB 금지 |
살보는 본명 살바토레 망지오네(Salvatore Mangione)로, 1960~70년대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 운동과 함께 등장했다. 초기에는 다양한 재료로 실험적 작업을 이어가다, 1973년부터 다시 구상 회화로 돌아섰다. 이후 이탈리아 고전 회화와 현대 감각이 혼재된, 강렬하면서도 단순한 회화를 통해 자신만의 언어를 구축했다.
1976년부터는 데 키리코나 카를로 카라의 영향을 받은 듯한 ‘d’après’ 연작을, 이후에는 알록달록한 색조와 평면적 구성으로 독특한 풍경화를 이어갔다. 1990년대부터는 ‘오토마니아(OTTOMANIA)’, ‘카프리치(Capricci)’, ‘밸리(Valley)’, ‘메디테라네이(Mediterranei)’ 등으로 대표되는 시리즈를 통해 시간, 장소, 기억을 주제로 작업했다.
다채로운 색채와 단순한 구조, 반복되는 건축 요소가 등장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각 시리즈를 통해 각국의 풍경을 어떻게 시각화했는지가 잘 드러난다. 시칠리아-노르만-아랍 양식의 첨탑, 고대 유적지, 사계절의 산길, 지중해 연안 도시 등은 작가가 축적한 시공간의 흔적들이다.
말년까지도 그는 여행을 계속했고, 작고 직전에는 오랫동안 그리워하던 우즈베키스탄 히바를 그린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생전 그가 걸었던 경로를 따라가며, 예술가의 시선으로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도시와 계절,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회화는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다가온다. 전시는 7월 12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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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보(Salvo, 1947-2015) 〈Strasburgo〉 2013 Oil on canvas 30 x 40 cm ⓒ Archivio Salvo Courtesy of Archivio Salvo and Gladstone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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