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닫힘을 거부한다”…노소영, 'ISEA2025' 5년 만에 귀환

등록 2025-05-15 10:21:08

세계 최대 규모의 미디어아트 축제

제30회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 23일 개막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2024.11.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우리는 이 자리에서 해답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다만 함께 질문을 던지는 ‘또 하나의 시작’을 제안합니다.”

ISEA2025 조직위원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오는 23일 개막하는 제30회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30th International Symposium on Electronic Art, ISEA2025)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노 관장은 이어 “닫힘을 거부하고, 호기심으로 불확실한 상황에 머무르며, 관대한 마음으로 낯선 것들을 향해 다가가고자 한다”며, “이번 행사가 정답을 강요하지 않는 열린 토론과 창작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미디어아트 축제인 ISEA2025는 학술대회이자 페스티벌로, 오는 29일까지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예술의전당, 서울대학교, 한강 등에서 강연, 전시, 퍼포먼스, 스크리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국내외 118점의 미디어 작품과 더불어 미디어아트의 현장과 담론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복합 예술 플랫폼으로 펼쳐진다.
associate_pic
김준하, 〈포스트휴먼 병동〉,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ISEA는 대륙별 순환 개최라는 전통을 깨고, 이례적으로 5년 만에 대한민국을 다시 찾았다.

이번 행사는 아트센터 나비, 서울대학교 문화예술원, 예술의전당이 공동주최하며, 세계 미디어아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ISEA2025의 주제는 '동동(Dong-Dong): Creators’ Universe’다. 『주역(易經)』의 구절 ‘동동왕래 붕종이사(憧憧往來 朋從爾思)’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포스트휴먼 시대의 동서양적 감각, 예술과 과학, 기술과 영성, 인간성과 기계성의 경계를 다시 사유하는 시도다.

기조연설에는 김윤철 작가(트랜스매터링), 심상용 서울대미술관장(인공지능과 예술), 뉴미디어 이론가 레브 마노비치(Artificial Aesthetics)가 참여한다.

이 외에도 AI, 인공생명, 디지털 사운드, 인간 너머, 문화유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논문 발표, 패널 토론, 아티스트 토크가 펼쳐지며, 전 세계 400여 명의 연구자와 창작자들이 참가한다.
associate_pic
마틴 메시에르, 〈천 년의 한 방울〉,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강 수상에서 열리는 국내 최초의 개막 퍼포먼스다.

관객이 손을 맞잡으면 강물이 빛으로 물드는 사일로랩의 작품 ‘윤슬’은, 서로 다른 존재가 관계를 통해 빛을 만들어내는 장면을 구현한다. 남과 북, 인간과 기계, 과거와 미래의 경계가 손으로 연결되는 상징적 순간이다.

여기에 더해지는 가재발의 ‘수제천’은, 전통 궁중음악을 전자음악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정적인 흐름과 음의 여백, 농현의 미묘한 떨림을 전자사운드로 재조율해, “듣는 이 모두에게 하늘처럼 맑은 생명이 머물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ISEA2025는 행사와 더불어 관악문화재단·서초문화재단과 협력하여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역 어린이·청년 예술가들의 작품을 해외 참여자들에게 소개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의 교두보 역할을 할 예정이다.
 
associate_pic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