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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 박람회 한국의 날‘을 맞아 일본 오사카 유메시마 엑스포장 한국관을 찾아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오사카=뉴시스]김주희 기자 = "조선시대가 아닌 대한민국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 엑스포 한국관 전시 총감독을 맡은 고주원 서울예술대 교수는 한국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과거가 아닌, 현재의 대한민국'을 꼽았다.
고 감독은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오사카 엑스포에서 취재진을 만나 "한국이 한복과 고궁, 국악으로만 표현되는 게 아니라 가장 동시대적이고 트렌디한 우리의 정서를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오사카 엑스포 개막과 함께 첫선을 보인 한국관의 외부 벽면은 가로 27m, 세로 10m의 대형 미디어파사드로 꾸며져 있다.
이를 통해 '당신이 꿈꾸는 한국'을 주제로 서울 경복궁과 전주 한옥마을, 부산 광안대교, 제주 성산일출봉 등의 영상으로 한국을 소개한다. 내부 로비에서는 한국의 자연과 야경, 체험을 다룬 영상을 선보인다.
한국관 건물은 연면적 1994㎡, 전시면적 1044㎡ 규모로 부지에 비해 건물 자체가 크진 않다. 대신 전시 공간을 3개로 크게 나눠 동시 수용 인원을 늘렸다.
총 관람 시간은 20분으로, 100명이 동시에 입장해 1, 2, 3관을 순차적으로 함께 관람하게 된다.
고 감독은 "한국을 어떻게 표현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결국 우리가 가지고 있는 첨단 기술을 문화 역량으로 표현하는 게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그 안에 기술 요소들이 많지만 사람들이 정서적인 기술로 느끼도록 하는 게 이번 전시 연출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1관은 '소리와 빛을 모아 모두가 하나되어'다.
관람객들은 전시관에 입장하기 전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게 된다. '행복', '건강', '돈' 등 관람객이 내놓은 대답들은 녹음이 되고, 이렇게 모인 목소리는 인공지능(AI)을 통해 음악으로 완성, 1관에서 40개의 스피커를 통해 나온다. 느리게 시작됐던 음악은 점점 더 빨라지고, 조명도 함께 맞물리며 화려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관람객들이 입장할 때마다 녹음을 하고 전시가 시작되기 때문에 전시마다 이 목소리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황폐화된 도시에서 생명의 회복으로'를 주제로 하는 2관은 현대문명을 상징하는 콘크리트와 일상에서 활용되던 물품들이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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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 박람회 한국의 날‘을 맞아 일본 오사카 유메시마 엑스포장 한국관을 찾아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2관에서도 체험이 이뤄진다. 사람의 키만 한 파이프에 관람객이 숨을 불어 넣으면 수소연료전지를 통한 화학 반응으로 전기 에너지가 생산되고 그 잔여물로 천장에서 비눗방울 같은 거품이 떨어진다.
고 감독은 "한국을 나타내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콘크리트 사회'가 있다"며 "2관은 콘크리트 사회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씨앗을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관은 '같은 시간 속의 선율'로 2040년 미래 한국에 사는 한 여고생과 할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음악극을 3면 대형 멀티스크린으로 보여준다.
케이팝과 같은 음악이 흘러나오지만 연예인은 출연하지 않는다.
고 감독은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연결해주는 소재로 케이팝을 사용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한국관'하면 케이팝을 연상한다. 그런데 또 유명인을 출연하게 되면 국가관이 연예인에게 의존하게 되지 않나. 그래서 대국민 오디션을 통해 출연진을 선발해 구성했다"고 말했다.
한국관을 찾는 관람객 중 약 70%는 일본인이고, 나머지는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로 이뤄지고 있다. 하루 평균 1만2000명이 한국관을 방문하고 있어, 목표로 잡은 총 관람객 120만명을 쉽게 넘어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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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뉴시스]김주희 기자=고주원 2025 오사카·간사이 세계 박람회 한국관 전시 총 감독이 13일 일본 오사카 유메시마 엑스포장에서 한국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25.05.13. |
고 감독은 국제 무대에서 '현재'의 한국이 가진 매력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역사와 전통이 뭔가' 하면 대한민국을 이야기하지 않고 조선시대를 이야기한다"고 지적한 고 감독은 "'전통'을 풀이하면서 더 이상 조선시대가 아닌 대한민국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도 대한민국을 상징화하거나 키워드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 늘 지금 유행하는 문화상품인 케이팝이나 드라마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한국관이 한복과 고궁, 국악으로만 표현되는 게 아니라 지금의 가장 동시대적이고 트렌디하게 가고 있는 우리의 정서를 전 세계가 다 공유하는 이미지로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