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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꽃이 아닌 꽃’…갤러리마리 10주년 기념전

등록 2025/04/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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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Gardenblue, 2025, 한지에 혼합재료, 100x100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예술은 무엇이며, 우리는 예술 앞에서 어떤 존재로 서 있는가.”

개관 10주년을 맞은 갤러리마리는 이 질문을 던지고, 김선형 작가는 회화로 응답한다. 개인전 'GARDEN BLUE, 꽃이 아닌 꽃'이 오는 30일부터 열린다.

이번 전시는 김선형 작가의 세 번째 개인전이자, 갤러리마리의 1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전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전시 제목 ‘꽃이 아닌 꽃’은 실재와 형상의 경계, 이름과 본질 사이의 틈을 가리킨다. 작가는 꽃을 그리는 대신, ‘꽃이 되기 전의 감정’과 ‘꽃이면서도 꽃이 아닌 것’ 사이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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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Gardenblue, 2025, 천에 혼합재료, 100x100cm *재판매 및 DB 금지


김선형의 회화는 장자의 '소요유(逍遙遊)'처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유영한다.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펼쳐지는 붓의 움직임은 무위자연의 흐름을 따르며, 완결을 선언하지 않는다.

그의 그림 '푸른 정원(GARDEN BLUE)'은 실재하는 장소가 아니라, 감정의 진폭, 잠재된 기억, 마음의 진동이 머무는 내면의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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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형, Gardenblue, 2025, 천에 혼합재료, 152x152cm *재판매 및 DB 금지


김선형의 푸른색은 색이 아니라, 시간이고 감각이다. 격렬한 붓질과 튀는 흔적들로 언어화되지 않은 감정의 격류를 표현하는가 하면 하나의 거대한 꽃 형상을 이루지만, 정작 꽃을 그리지 않음으로써 '보이는 것 너머의 감각'을 유도한다.  어떤 그림은 감정의 추상이 기호와 언어의 흔적으로 이어진다. 꽃 숫자, 하트, 별, 이름 모를 언어들이 푸른 배경에 겹쳐지며, 마치 기억과 상징의 지도, 또는 꿈의 일기장을 연상케 한다.

정마리 갤러리 대표는 “예술은 단지 아름다움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며 “김선형 작가와 함께하는 이번 전시는 우리가 예술 앞에 어떤 존재로 서야 하는지를 묻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6월 1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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