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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도자기의 반란…이수경,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전시 참여

등록 2025-04-09 09:01:35  |  수정 2025-04-09 09:3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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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 미술관 《Monstrous Beauty: A Feminist Revision of Chinoiserie》 전시 전경_2, ⓒ  Jaeho Jung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깨진 도자기를 이어 붙여 '번역된 도자기'를 만드는 이수경 작가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개최하는 그룹전에 참여, 주목 받고 있다.

9일 더페이지갤러리에 따르면 이수경 작가는 지난 3월 25일 개막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Monstrous Beauty:A Feminist Revision of Chinoiserie' 그룹전에, 전시의 중심 공간인 아트리움에서 대표작 '번역된 도자기(Translated Vase)'를 선보였다.

8월 17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중국풍(Chinoiserie)이 만들어낸 이국적 이미지와 여성·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이수경의 '번역된 도자기'는 부서진 조각들이 다시 결합하면서 ‘괴물적’ 형태를 이루는데, 이는 연약하고 변형 가능한 속성을 가진 도자기가 어떻게 여성의 정체성을 만들고 변화시키는지를 탐색하는 이번 전시의 주요 테마와 맞닿아 있다.

특히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 되어 세계 미술계에 눈도장을 찍은 5m 크기 '이상한 나라의 아홉 용(Nine Dragons in Wonderland)'도 선보인다. 2022년 더페이지갤러리의 전시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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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탄 미술관 《Monstrous Beauty: A Feminist Revision of Chinoiserie》 전시 전경_4, ⓒ  Jaeho Jung *재판매 및 DB 금지


이수경 작가는 깨진 도자기 조각 사이를 금으로 메꿔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작품을 제작해 왔다. 명장들이 깨어버린 도자 파편으로 만들어졌다. 우연히 도자 명장의 작업실에 방문한 작가는 완벽해 보이지만 명장에게 자그마한 흠이라도 발견되면 망설임 없이 깨어져버리는 도자기들을 목격하게 되고 그 파편에 주목했다.

파편의 ‘금’을 ‘금’(金)으로 채우며 커다란 형상으로 작품이 확장되어가는 과정은 마치 세포의 번식과도 같이 느껴진다. 작가의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파편들이 새로운 창조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은 파괴와 재생, 죽음과 부활의 순환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이수경 '번역된 도자기' 작품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미국 보스턴 미술관, 영국박물관, 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박물관,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 박물관 등 국내외 유명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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