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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화엔 정선, 불교 미술엔 의겸 있었다"…'호선 의겸 기획전'

등록 2025-04-08 16:39:49  |  수정 2025-04-08 16:48:32

여수 흥국사-국립중앙박물관 '관음보살도' 나란히 전시

국보 3건·보물 7건·유형 1건 총 47점…6월29일까지 개최

지난해 국ㅂ2ㅗ 지정 '영산회상도' 2점 첫 서울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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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은 8일 조선시대 후기 대표 화사(畫師) 의겸 스님의 예술적 발자취를 조명하는 전시 '호선 의겸:붓끝에 나투신 부처님' 기획전을 개최해 관음보살도 두 점을 최초로 함께 전시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예빈 수습 기자 = '붓의 신선'으로 불리는 조선시대 후기 대표 화사(畫師) 의겸 스님의 여수 흥국사 '관음보살도'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관음보살도'가 최초로 나란히 전시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8일 불교중앙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 2 전시실에서 의겸 스님의 예술적 발자취를 조명하는 전시 '호선 의겸: 붓끝에 나투신 부처님' 기획전을 오는 6월 29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기획전에서는 의겸스님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성보 20건 47점(국보 3건, 보물 7건, 유형 1건 등)이 관람객과 만난다.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의겸 스님은 1713~1757년 40여 년간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지역을 중심으로 수많은 불화를 그렸다. '존숙(尊宿, 존경받는 어른)', '대정경(大正經, 크고 올바른 모범)'으로 불리며 불교계에서 존경을 받고 있다. 의경 스님이 남긴 불화 등은 국가유산으로 지정되는 등 학술적, 예술적, 종교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의겸 스님은 고려시대 관음보살도의 전통을 이어받아 조선 후기 관음보살도의 전형을 만들었다.

불교중앙박물관장인 서봉 스님은 "겸재 정선이 조선 산수화의 새로움을 열었 듯이 불교미술에서는 '붓의 신선'이라 불린 의겸 스님이 있었다"며 "그의 붓끝에서 형상화된 부처님의 세계는 신심 깊은 대중에게 환희심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이번 기획전에 전시되는 여수 흥국사 관음보살도는 1723년 의겸 스님과 12명의 스님이 비단에 채색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세밀한 필선과 색채 대비, 사라의 투명한 묘사를 통해 세속의 한계를 넘어선 아름다움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수 흥국사 관음보살도와 나란히 전시되는 관음보살도는 1730년 의겸 스님과 행종, 채인 스님 등이 그렸다. '화엄경'에 근거한 관음보살의 모습을 생생히 재현한 이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김다영 학예연구사는 "처음으로 (의겸 스님을) 대표하는 관음보살도 두 점을 나란히 배치해서 전시하게 됐다"며 "같은 주제라도 사찰이나 작품 별로 다르게 표현한 개성을 함께 볼 수 있도록 나란히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보로 지정된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와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도 이번 전시회의 관람포인트 중 하나다.  두 작품 모두 이번 기획전을 통해 첫 서울나들이다.

해인사 영산회상도는 1729년 조성됐으며 금니(아교에 개어 만든 금박 가루)와 진채 기법(진하고 강한 채색을 쓰는 전통 채색화법)을 활용해 화려하게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5월 국보로 지정된 순천 송광사 '영산회상도'도 오는 5월20일부터 서울에서 처음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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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중앙박물관장 서봉 스님이 순천 송광사 오십삼불회도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기획전에서는 관람객들이 의겸 스님의 작품을 감상하며 자성하고 명상할 수 있도록 순천 송광사 불조전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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