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길종, 전시보행기, 2023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폐지 줍는 할머니의 유모차 등 일상에서 힐끗 본 장면들이 작품으로 탄생한 전시는 기발하다.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25일 개막한 '2025 아워세트 : 김홍석×박길종' 2인전은 관람객의 감각을 고양시킨다.
'박길종의 사물+오브제'는 전시장 초입, 중간, 출구에 놓여 정지된 전시의 시간을 마치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공연처럼 보인다.
유모차를 개조해 폐지를 담는 할머니의 지혜에서 착안한 '전시 보행기'와 이번 전시를 위해 고안된 또 다른 전시 보행기인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는 관람객이 직접 운행할 수 있다.
 |
김홍석, 침묵의 고독 *재판매 및 DB 금지 |
사람이 강아지 너구리, 쥐 탈을 뒤집어 쓰고 작품처럼 행세하는 김홍석의 '침묵의 고독'도 눈길을 끈다. 마치 극사실 인체조각처럼 연출된 퍼포먼스지만 대상을 도구화하지 않기 위한 윤리적인 선택이 담긴 작품이다.
서로 다른 매체를 다루는 창작자 간의 협업으로 열리는 이 전시는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가 2022년부터 펼치고 있는 '실험적인 현대미술 제대로 보기' 마련됐다.
올해 ‘아워세트는 협업에 방점을 두기보다 매체와 장르를 유연하게 확장해 온 두 작가의 매체 실험에 주목했다. 미술의 형식을 바꾸는 조각, 경계를 확장하는 사물의 모습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오는 10월 12일까지 여는 이번 전시는 ▲러닝타임(관람객과 전시의 시공간을 동기화하는 박길종의 사물+오브제), ▲오픈 스테이지(상호작용하는 인터페이스로서 김홍석의 작업), ▲인터미션(두 작가의 서로 다른 시기와 환경, 작업 배경에 대한 환기), ▲백스테이지(서로 다른 종(種)의 접합이 돋보이는 박길종의 사물+오브제)로 선보인다.
 |
박길종,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2025
*재판매 및 DB 금지 |
 |
박길종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
◆박길종 작가는 누구?
한성대 회화과 출신으로 2010년부터 박길종, 박가공, 길종상가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이템·실내 가구·전시 집기 제작, 공간 디자인, 인테리어 등 한 번의 의뢰에 따른 유일무이한 디자인은 사적 공간인 집, 제도 공간인 미술관, 상업공간인 백화점까지, 다양한 성격의 공간과 개인, 기업, 기관을 아우르는 원동력이다.
2011년 '천수마트 2층'에서 그림을 위한 장치 제작, 2014년 '스펙트럼 스펙트럼' 전시, 2015년부터 현재 '에르메스 쇼윈도 프로젝트'와 '언리미티드 에디션' 공간 디자인, 2017년 '도면함' 전시 공간 디자인과 전시에 참여했고, 2021년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수장고 시설을 설계했다.
작가는 사물의 독특한 질서를 포착하고 도구, 집기, 가구, 장치, 기구 등 쓰임의 경계가 혼합된 오브제를 만든다. 이질적인 것을 메우는 물질적 상상력과 발상이 독특한 작업이다.
 |
김홍석_브레멘 음악대_2006-2007 *재판매 및 DB 금지 |
 |
김홍석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
◆김홍석 작가는 누구?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 김홍석은 1990년대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공부한 이후 서구의 근대성(Modernity)에 의문을 갖게 되었고, 창조하는 미술가가 아닌 반응하는 미술가로서 번역과 차용의 관점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조각, 영상, 퍼포먼스, 설치, 회화, 드로잉, 텍스트, 사운드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한다. 베니스비엔날레(2003, 2005), 리옹비엔날레, 후쿠오카트리엔날레(2009) 등 다수의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히어로매니악'(2000, 갤러리현대), '평범한 이방인'(2011, 아트선재센터), '좋은 노동 나쁜 미술'(2012, 삼성미술관 플라토)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에 선정됐다.
김홍석의 작업에서 회화, 조각, 드로잉과 함께하는 텍스트, 목소리(이야기), 숨과 같은 비물질 재료들은 우리의 인식, 보이지 않는 힘의 작용과 위계, 제도를 투사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