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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겸재 금강내산도, 1997, 비단에 수묵채색, 32.5×49.5cm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겸재 정선(1676~1759의 '금강내산(金剛內山)'이 '제2의 겸재'에 의해 재탄생됐다. 겸재가 36세때 부터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백색화강암 암봉들을 마치 한 떨기 하얀 연꽃송이처럼 담아낸 작품으로 겸재의 진경 산수화 걸작이다.
한국화가 금릉 김현철(66· 간송미술관 연구위원)은 겸재를 오마주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그린 듯한 시점으로 포착한 겸재의 '금강내산'을 임모(臨摸)하며 '금강내산도'를 그려냈다. 비단에 수묵 채색으로 담아낸 32.5×49.5cm 크기의 이 그림은 겸재 그림이 아니라고 밝히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감쪽같다.
1997년 제작한 이 작품이 서울 강서구 겸재 정선미술관에서 공개된다. 오는 28일부터 4월 12일까지 '2025 김현철 초대 개인전 2부 '진경(眞景)'전에 선보인다.
겸재 정선미술관은 "이 작품은 정선 작품의 진경(眞景)의 핵심을 연구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진경'은 동아시아 산수화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실제 경치를 보고 그것과 닮게 그리는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개념을 의미한다.
작가 김현철도 사실적이고 현실감있는 산수화를 그리기 위하여 사생에 기반했다. 같은 장소를 여러 차례에 걸쳐 답사하여 자연의 실재에 다가서고자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근작 '영실'(2024)도 첫 선보인다.
한라산의 영실을 주제로 한 '영실'은 2010년 무렵을 기점으로 제주도의 경관을 작품의 주제로 삼기 시작했다. 지금은 짙은 푸른빛이 그의 작품을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제주도 시기에 작품부터 드러난 특징이다. 2020년을 전후로는 화면 전면에 검은 먹빛이 등장하며 그 안에서 어렴풋이 드러나는 산수의 모습이 마치 꿈에서 본 듯한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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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영실, 2024, 린넨에 수묵채색, 91.0×116.8cm *재판매 및 DB 금지 |
금릉 김현철은 한국 전통 회화의 깊이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며 초상화와 산수화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한 작가다. 동양화의 전통적인 필법과 조형원리를 익히기 위하여 겸재 정선을 비롯한 작가들의 화풍을 학습했다. 이를 바탕으로 진경산수화와 궁중기록화, 초상화의 정수를 탐구하며 전통 회화의 핵심 요소를 작품에 도입했다.
이를 기반으로 작가는 한지, 비단, 린넨, 삼베 등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며 표현의 폭을 넓혀가며 고전적인 아름다움과 실험적 시도의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 이러한 그의 작품은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적인 감각이 공존하는 예술의 경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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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곽희 조춘도, 1997, 비단에 수묵담채, 157.0×108.0cm *재판매 및 DB 금지 |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최근 작품까지 살펴볼 수 있다. 1990년대 김현철은 중국의 곽희(郭熙), 심주(沈周), 조선의 겸재 정선(謙齋 鄭敾), 김홍도(金弘道)와 같은 옛 대가의 정신과 기법을 학습하며 전통 회화를 가까이했다.
겸재 정선미술관 송희경 관장은 "이 시기에 매체 실험과 다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동양화단의 흐름을 고려해보면 김현철의 행보는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2004년 작가는 자연을 그려낸 진경산수화에서 궁궐과 목조건물을 그리는 계화(界畵)의 영역으로 작업 세계를 확장했다. 2011년에는 제주도에 머물며 김현철 특유의 ‘쪽빛 산수’를 만들어냈다. 최근 그의 작품은 현대 진경산수화를 자유자재로 그려내는 완숙기로, 그의 작가의 관점에서 자연과 전통 건축물을 그려낸 ‘진경’을 발견할 수 있다.
2025 김현철 초대개인전 '전신(傳神)과 진경(眞景)'의 전시 설명 영상은 겸재정선미술관 공식 유투브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시 관람료는 성인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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