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그림을 따로 배운 적은 없습니다. 유화물감의 오일 냄새외 색채가 좋아서, 그림이 좋아서, 내키는 대로 그린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의 딸인 윤 정 씨가 75세에 첫 개인전을 열고 화가로 데뷔한다.
오는 19일 서울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개막하는 전시에 유화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100호 3점을 포함해 80호, 60호, 40호 크기에 담아냈다.
윤 정 작가는 독일과 미국에서 살다가 13년 전 선친의 고향 통영에 정착했다, 친척도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반려견 순이와 함께 혼자 살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리움과 외로움을 담아 그린 그림은 감정을 담은 추상화가 됐다.
"윤이상을 기려 매년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에 왔다가 돌아갈 때마다 아름다운 통영을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다가 통영에 집을 짓고 살게 되었습니다. 평생 고향을 그리다가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독일에서 눈을 감은 윤이상은 이제 통영국제음악당이 바닷가 언덕에 누워 있습니다. 그리움과 외로움을 담아 그림을 그립니다."
어린 시절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윤 정 씨는 젋은 시절 독일 대학에서 쳄발로와 하프를 전공하다 적성에 안 맞아 그만뒀고, 1970년대 독일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포폴부(Popol Vuh)에서 보컬리스트(소프라노)로 활동했다. 1972년 녹음해 발매한 포폴 부의 세번째 앨범 ‘호시아나 만트라’(Hosiana Mantura)는 명반으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금속공예를 하고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전시는 3월 3일까지. 관람은 무료.
"음악과 디자이너의 경험을 거쳐 화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윤정 작가는 기억을 다룬다. '메모리' 시리즈는 기억과 상상으로 구성된다. 내적 감관을 발현시켜 미적 체험으로 승화시킨다. 때론 감성의 날을 세워 인간의 따듯한 정감과 동양적인 신비감을 작업에 내포하고 있다. 작업의 구도적인 행위가 녹여낸 추상은 남도의 파도 소리를 마주한다."(김대신 미술비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