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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구상의 가족' 이중섭 슬픈 그림 14억에 팔렸다…케이옥션 4월 경매

등록 2024-04-24 18:05:36  |  수정 2024-04-26 10:3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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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에 낙찰된 이중섭 '시인 구상의 가족'. oil and pencil on paper 32×49.5cm. 195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70년만에 경매에 출품된 이중섭의 '시인 구상의 가족'이 시작가 14억 원에 낙찰됐다.

24일 오후 4시부터 열린 케이옥션 4월 경매에서 이중섭의 1955년 작품 '시인 구상의 가족'이 14억 원에 올라와 서면 응찰자에 팔렸다.

1955년 이중섭이 시인 구상에게 준 작품으로 국립현대미술관과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이중섭, 백년의 신화' 전시를 통해 소개된 적 있다.

 이중섭의 손이 원근법을 무시하고 구상 아들의 손과 닿아 있는 이 작품은 슬픈 사연이 깃들어 있다. 1955년, 이중섭은 서울의 미도파화랑(1955.1.18-27)과 대구의 미국공보원(1955.4.11-16)에서 연 개인전이 흥행하자 한국전쟁으로 헤어진 가족들과 재회를 꿈꾸었다. 그러나 정 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신문의 호평과 절반 이상의 작품 판매가 이뤄지며 성공적인 전시로 보였지만 돈이 들어오지 않았다. 작품 판매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일본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갈 수 없게 됐다.

희망이 좌절된 이 때 이중섭은 오랜 친구인 구상의 왜관 집에 머물러 있었다. 구상이 아들과 자전거 타는 모습을 보자 자신의 아들이 생각났다. 약속한 자전거를 사주지 못한 부러움과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 그 행복한 가족의 현장에 있던 자신의 모습을 화면 우측에 덩그러니 그려 넣었다. 시인 구상에 의하면 자신이 아이들에게 세발자전거를 사다 주던 날의 모습을 이중섭이 스케치하여 “가족사진”이라며 준 것이라 한다.

한편 케이옥션은 이날 경매는 이중섭 작품이 새 주인을 찾으면서 낙찰률 61%, 낙찰총액 50억 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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