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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국립민속박물관 '그 겨울의 행복'

등록 2022-11-15 15:00:00

길상 문화 특별전 16일 개막...십장생도 등 200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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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십장생도.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2.11.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길상은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를 의미하는 말이다. 좋은 일이 일어나기 전에 조짐이 있고 사람이 그것을 잘 살펴서 행복을 맞이할 수 있듯이, 좋은 일을 상징하는 것을 평상시에 주변에 두면서 좋은 일을 바라는 행위들이 길상 또는 길상 문화다.

전통적으로 길상은 문양무늬로서 옷이나 가구·공예품 등 생활 속 곳곳에서 널리 사용됐다. 꽃과 나비 무늬는 부부의 애정과 화합을 의미하며 안방의 가구나 그림에 사용했다.

특히 옛사람들의 생활 속 무늬나 도상 중에는 길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 많다. 예컨대 고양이는 70세 노인을 의미하는 모(耄)와 중국어 발음이 같아 '장수'를 의미한다. 까치는 희작(喜鵲)이라 해 기쁨을 상징하므로, 고양이와 까치를 함께 그린 그림은 '부부 해로'를 뜻한다.

오이나 가지·석류 등 씨가 많은 채소나 과일은 다산(多産)을 의미하고, 가시가 많은 고슴도치도 역시 같은 의미를 지닌다. 특히 오이는 덩굴식물이기 때문에 자손이 대대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국립민속박물관이 길상 문화를 다룬 특별전 '그 겨울의 행복'을 16일 개최한다. 십장생도(十長生圖) 등 길상 관련 자료 200여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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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자위부과도.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2.11.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시는 3부로 구성됐다. 1부 '지금, 행복'에서는 자연과 사람·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서 행복의 순간이 온다는 것을 그림과 사진의 이미지로 보여준다. 점을 쳐서 운수를 살피고 부적을 사용하는 등 나쁜 것을 막고 복을 부르는 일련의 행위들을 소개했다.

2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에서는 옛사람들이 삶에서 바랐던 다섯가지 복을 보여준다. 오래 살고, 출세해 부귀를 누리고, 평안한 가정을 이뤄 많은 자손을 두는 소망이 생활 속 물건에서 속속들이 나타난다.

부귀와 출세에 대한 소망은 화려한 모란꽃을 새긴 주전자와 그릇, 딱딱한 등갑을 가진 게와 새우를 그린 그림으로 표현됐다. 가정의 평안과 화합에 대한 바람은 정답게 노니는 한 쌍의 새나 나비를 베갯모와 가구 등에 새겼다. 자손을 많이 얻고자 하는 바람은 씨나 열매가 많은 식물인 포도·석류·오이·가지 등에 빗대어 베갯모·가구·장신구 등에 표현했다.

3부 '행복-언제 어디에나 있는'은 현대로 오면서 변화하는 길상과 행복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근현대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돼지꿈을 꾸면 일확천금을 바라며 복권을 사고, 재물운이 생긴다고 믿으며 해바라기 그림 액자를 집에 건다. 과거부터 지속되는 길상도 있지만, 가치가 아닌 정신적인 측면과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의 사례를 통해 다양한 행복의 변화상을 보여준다.

전시 마지막에는 자신의 소원을 입력해 화면 속에 떠오른 달을 채워보는 등 복을 비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행복과 관련된 책들을 보며 잠시 쉬어가는 '행복 서가'도 마련됐다. 장애인을 위한 전시 콘텐츠도 제공된다. 저시력자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리플릿, 큰 글씨로 주요 유물을 설명하는 책자인 빅 레이블을 비치했다. 전시는 내년 3월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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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국립민속박물관 '길상 특별전-그 겨울의 행복' 전시장 전경.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2022.11.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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