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새 보물 납시었네' 역대 최대 국보·보물전 196점 공개

등록 2020-07-20 10:25:29

21일 국립중앙박물관서 전시

'신윤복 필 미인도'등 간송 보물 22건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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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보물 제2003호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 조선 1649년, 불암사 소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2020.07.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간 지정된 국보와 보물은 157건.  이 가운데 이동이 어려운 건축 문화재와 중량이 무거운 문화재 등 86건을 제외한 196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보와 보물 공개 전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이 손잡고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를 21일 개막한다.

전시 타이틀 '새 보물 납시었네'가 보여주듯 평소에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들었던,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다양한 종류의 '국보와 보물이 새롭게 납시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기관 개인 사찰 등 문화재 대여 기관만 총 34곳이 참여했다.  전시는 ▲역사를 지키다, ▲ 예술을 펼치다, ▲ 염원을 담다 등 3가지 주제로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여인의 아름다움이 섬세하게 묘사된 '신윤복 필 미인도'(보물 제1973호), 조선시대 천재 화가 김홍도의 원숙한 기량을 보여주는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보물 제1970호) 등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22건의 보물이 전시된다.

일제강점기 사재를 털어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낸 간송 전형필(1906~1962년)의 유지를 지켜가고 있는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문화재가 이처럼 한 번에 다량으로 대여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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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보물 제1970호,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 조선 18세기 말~19세기 초,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0.7.20. [email protected]


◇ 마침내 국보가 된 기록유산

1부 '역사를 지키다'는 우리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기록 유산을 소개한다.

마침내 국보로 승격된 '삼국사기'(국보 제322-1호)와 '삼국유사' 권1~2(국보 제306-3호)를 비롯해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호) 등 다양한 역사기록물이 전시된다. 특히 실록이 지닌 위대한 가치를 전하기 위해 실록의 편찬에서 보관,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상세히 전시장에 담았다.
 
▲조선시대 인쇄 문화의 발전을 보여주는 '송조표전총류' 권6~11(보물 제1989호) ▲그림을 기록의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왕실 행사 기록화 '기사계첩'(국보 제325호) ▲사대부의 얼굴이 사실적으로 묘사된 '최석정 초상 및 함'(보물 제1936호) 등이 함께 소개돼 한국 기록 문화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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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9. 보물 제1951호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 조선 18세기,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2020.07.20 [email protected]
◇보물이 된 풍속화와 실경산수화 

2부 '예술을 펼치다'는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미의식이 담긴 예술품을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다.

고려 초기의 청자 제작을 보여주는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국보 제326호), 고려 상형청자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청자 투각 연당초문 붓꽂이'(보물 제1932호) 등 한국 도자 공예의 뛰어난 기술과 절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고려청자들도 선보인다.

우리 강산의 모습을 담은 조선시대 실경산수화와 풍속화는 우리에게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안내하는 친절한 길잡이가 될 예정이다. 실경산수화의 대가 정선(1676~1759)의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보물 제1951호) 등에서는 시적 정취가 가득한 우리 강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김득신 필 풍속도 화첩'(보물 제1987호)에서는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범한 일상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전체 길이가 8.5m에 달하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꿈꾸던 이상향을 그린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보물 제2029호), 학예일치의 경지를 보여주는 김정희(1786~1856)의 '김정희 필 난맹첩'(보물 제1983호) 등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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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보 제327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 백제 577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2020.07.20 [email protected]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불교문화재의 위상


3부 '염원을 담다'는 우리나라 국보·보물의 절반이 넘는 불교문화재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다. 불교는 오랜 세월 한국인과 함께 하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며 문화를 풍요롭게 해준 정신적 토대였다.

사람들은 삶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부처의 나라에 태어나기를 꿈꾸었다. 그 간절한 염원을 위해 사찰을 세우고 탑을 건립하며 법당에 불상과 불화를 봉안하고 경전을 간행했으며, 사리장엄구에는 개인과 왕실의 안녕을 바라는 발원자의 염원을 담았다.

가장 오래된 사리장엄구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국보 제327호)는 백제시대 불교 신앙과 정교한 공예 기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불교 경전을 인쇄하기 위해 새긴 '묘법연화경 목판'(보물 제1961호), 선림보훈'(보물 제700-2호),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 권3(보물 제875-3호), 세종이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찬불가인 '월인천강지곡' 권상(국보 제320호) 등 불교 경전과 서적이 다수 전시돼 한국 불교 기록문화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다.

또 '고려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2003호) 등 불화와 불상도 함께 소개된다. 이번 전시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산하 9개 사찰이 출품했다.

한편 관객의 이해를 돕는 '첨단 미디어 연출 전시장'에는 관람객들이 국보와 보물을 쉽게 이해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미디어 전시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단위로 관람 인원을 200명으로 제한·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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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보물 제1973호, 신윤복 필 미인도, 조선 18세기 말~19세기 초,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0.7.20. [email protected]

전시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 전시 장면과 주요 전시품 등을 담은 다양한 '온라인 전시'를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과 SNS에 소개할 예정이다. 8월 중에는 네이버 TV를 통해 전시 기획 의도와 주요 전시품 등을 소개한다. 국보와 보물의 궁금증을 풀어줄 온라인 강연회도 3회 열린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