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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옥션, 보물 유찰 굴욕속 낙찰률은 73% 선방

등록 2020-07-16 15:00:42  |  수정 2020-07-16 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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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보물로 지정된 조선 후기 대표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이 15일 열린 7월 케이옥션에 나왔지만 유찰됐다. 시작가 50억원으로 경매에 올랐으며, 추정가는 50억~70억으로 추산됐다. 2020.07.15 nam_jh@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케이옥션이 '보물 경매' 유찰로 체면을 구겼지만 낙찰률은 예상외로 높게 나타났다.

케이옥션은 15일 오후 4시 열린 7월 경매 낙찰률은 73%, 낙찰총액 67억2920만원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경매전 화제였던 보물 겸재정선 화첩은 유찰됐다. 시작가 50억원에 올랐지만 응찰자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조선 시대 최고 화가 겸재 정선의 '의문의 일패'와 보물(1796호)의 굴욕감을 안긴 경매로도 기록됐다.  추정가는 50억~70억원이었다.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으로 명명된 이 화첩에는 금강산과 그 주변 동해안 명소를 그린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8점과 중국 송나라 유학자들의 일화와 글을 소재로 그린 고사인물화(故事人物畵) 8점 등 총 16점이 수록돼 있다.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50억인 시작가가 너무 높았다"는 반응이다. 한 시가감정협회 관계자는 "희귀품이고 보물인 만큼 30억선 가량이 적정선"이라며 "가격 대비 부가가치가 창출되지 않는 작품이어서 낙찰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경매사의 '전문성 결여'라는 지적도 있다.

정선의 희귀 작품이긴 하지만 예전처럼 '보물'에 대한 아우라가 사라졌고, '코로나 불경기' 탓도 있지만 두번의 보물 유찰은 "낙찰 전략 부재와 준비 부족'이라는 것.

경매사의 가장 큰 존재감은 '낙찰'이 증명하는데, 이번처럼 '보물 경매' 퍼포먼스만 요란할 뿐 실적 없는 경매는 경매사에 치명타를 입혀 신뢰감이 떨어지는 결과로 작용한다.이러한 리스크는 미술시장을 위축시키는 한편, 보물 소장자들의 매매 심리애도 영향을 미친다. 한동안 '보물 경매'는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케이옥션은 지난 5월경매에서도 보물을 유찰시켰다. 간송 전형필(1906~1962)의 후손이 내놓은 보물 불상 2점이 경매에 나와 화제를 모았으나 모두 응찰자가 없었다. 보물 제284호 금동여래입상과 보물 제285호 금동보살입상이 각각 시작가 15억원에 경매에 나왔었다.

 보물이 경매로 나오는건 재정난이 큰 이유다. 새 주인을 못찾은 '겸재 화첩'은 다시 우학문화재단으로 돌아간다. 우학문화재단이 주인으로 용인대가 관리해온 겸재 화첩은 2013년 2월 보물로 지정됐다.

한편 이번 경매는 현대미술 블루칩 작가의 강세는 여전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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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케이옥션 경매 최고가 낙찰 장면. 이우환의 1977년 작품 '점으로부터 No. 770100'가 15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케이옥션 제공. 2020.7.1. photo@newsis.com

이날 최고가를 차지한 이우환의 1977년 작품 '점으로부터 No. 770100'는 8억50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서면, 현장, 전화 경합 끝에 15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이어 김창열의 1980년 작품 '물방울 ENS8030'이 3억5000만원에 경매에 올라 서면과 전화의 경합을 거쳐 5억9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김환기의 1958년 작품 '산월'도 3억 30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경합 끝에 4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정상화의 2007년 작 '무제 07-1-3'도 경합 끝에 3억9000만원, 야요이 쿠사마 'Pumpkin',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 S8708-39' 도 각각 2억4500만원, 2억4000만원, 백남준 '갈릴레오'도 3억2000만원에 낙찰되었다.
 
이번 경매에서 최다 경합 작품은 한국화 및 고미술 부문에서 나왔다. 35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1250만원에 낙찰된 19세기 '책반닫이'는 360%의 경합률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백자청화운룡문병(白磁靑畵雲龍文甁)이 10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3400만원, '백동연꽃촛대(白銅蓮花燭臺)가 600만원에 올라 2000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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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1250만원 낙찰된 책반닫이. 19세기소나무103.5×35.5×70(h)cm. 사진=케이옥션 제공. 2020.7.16. photo@newsis.com

케이옥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매는 지난해보다 20% 하락했다.

한편 미술시장전문가들은 "최고가 낙찰이 수억원대에 머물고 있고 5000만원 이하 저가 작품들이 경합되고 낙찰되는 것은 코로나 시대 경기가 침체되면서 큰 손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는 현상"이라며 "미술시장 숨고르기속 미술품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 기회로 작용, 올해 경매시장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73% 낙찰률을 보인 케이옥션 7월 경매는 지난해 7월 경매(71%)낙찰률보다 높다. 반면 낙찰총액은 지난해가 70억원으로 올해보다 3억 가량 높다. 다음 경매는 9월에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