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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시간이 만든 물감의 환상...가나아트보광, 랜든 메츠 개인전

등록 2023-06-08 10:10:00  |  수정 2023-06-08 1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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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Could See The Waves But I Could Not Hear Them, 2023, Dye and canvas, 81.3 x 101.6 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랜든 메츠(38)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서울 용산구 가나아트보광에서 열린다.

9일부터 선보이는 전시는 '무제'가 아닌 작가가 즉흥적으로 지은 단시(短詩)같은 작품 제목도 독특하다. 전시 타이틀도 'It was unusually quiet on Lafayette Street and for a brief moment the cadence of my footsteps aligned with that of a stranger'로 일기처럼 달았다.

고향인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 주의 장엄한 자연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작가는 리듬감을 자아내는 유기적이고 반복적인 형태들로 구성된 추상회화로 뉴욕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맑은 색채의 그라데이션과 우아한 곡선의 유기적인 형태가 불러일으키는 잔잔한 울림과 리듬감이 환상적이다.

프라이밍(priming) 되지 않은 캔버스에 희석된 염료를 붓고, 표면이 채 마르기 전에 폼 브러시로 물감을 꼼꼼하게 바르며 간결한 곡선으로 형태를 그려낸다. 이후 물감이 마르는 시간 동안 염료의 가장자리로 갈수록 캔버스가 진하게 염색되는 반면 중심부는 점점 밝아지면서 절제된 색채의 그라데이션을 통해 깊이감을 자아낸다.

랜든 메츠는 이번 개인전에서 관람객이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과 작가의 자유로운 여정을 감상하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바퀴 달린 철제 A-프레임 카트(A-Frame cart)와 작품의 국외운송에 사용되는 목재 상자 내부에 작품을 설치했다.

작품은 역동적이면서 부드러운 아우라를 전한다. 캔버스에 떨어진 서로 다른 염료가 만나서 뒤섞이고, 날씨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투명한 물감의 색이 미묘하게 바뀌는 것처럼, 화면은 변화의 순간으로 가득하다. 7월1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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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y Were Lit From Above But Not Below, 2023, Dye and canvas, 81.3 x 101.6 c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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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Took Breakfast At The Promenade And A bird Landed On My Arm, 2023, Dye and canvas,
101.6 x 81.3 c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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