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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 전 대통령상 탄 천경자 '정' 첫 경매...추정가 9억~12억 원

등록 2023-02-15 09:54:56

서울옥션 2월 경매에 출품

초기 여인상·한국 채색화 대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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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정靜', color on paper, 162.5×85cm, 1955, 9억 원~12억 원. 사진, 서울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천경자(1924~2015)가 1955년 대한미술협회전 대통령상을 수상한 '‘정’(靜)'작품이 처음으로 경매에 나왔다.  한국 채색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그동안 논문이나 도록 등에서 소개됐지만 실물이 공개된 적은 많지 않다.

서울옥션은 오는 28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여는 2월 경매에 천경자의 ‘정(靜)'을 비롯해 총 114점, 약 106억 원어치를 출품한다고 15일 밝혔다.

천경자의 '정'은 초기 대표작으로 여인상이 시작되는 중요한 작품이자, 화가로서의 입지를 견고히 만들어 준 작품이다. 당시 대한미술협회는 1945년 11월 결성되었던 조선미술가협회가 확대 재편된 대표적인 미술단체로, 1950년 4월 제1회 대한미술협회전을 개최한 후 매해 1~2회의 전시회를 열며 작가들을 발굴했다.

1955년에 제작된 이번 출품작은 천경자가 고향을 뒤로하고 상경해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선 때의 작품으로 이 시기를 기점으로  작품의 형식이나 표현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실적인 화풍은 점차 사라지고, 주황과 적색이 가득한 색채로 바뀌어가며 환상적이면서도 초현실적 화면이 만들어진다.

서울옥션에 따르면 출품작을 제작할 당시 천경자는 감정적·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끈질긴 집념으로 작품을 그렸는데, 작가가 쓴 수필에는 그때 당시 울면서 작품을 완성해 대한미술협회전에 냈다고 심경을 공개한 바 있다.

'정' 작품은 배경과 인물의 배치가 대담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해바라기들은 햇빛을 받지 못한 듯 큰 꽃을 지탱하기 버거운 모양으로 맥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고, 검은 고양이를 안고 있는 소녀는 놀라 불안하고 긴장된 얼굴로 옆을 응시한다. 이와 함께 보랏빛과 붉은빛이 감도는 배경이 전반적으로 신비로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추정가는 9억~12억 원에 매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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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염재 김희겸, 석천한유도(石泉閒遊圖), ink and color on paper, 88.5×123.9cm, 1748, 별도문의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경매 고미술 섹션에는 조선 후기 도화서 화원 불염재 김희겸 '석천한유도'가 주목된다. 김희겸의 작품이 경매에 출품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옥션은 "실존 인물을 그린 초상화를 풍속화에 결합한 양식의 작품으로, 김희겸의 초상화 작품은 이번 출품작을 포함해 총 3점만 남아있을 정도로 희귀하다"며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이력과 족자 또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사료적 가치 또한 높다"고 소개했다.

경매출품작은 15일부터 28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직접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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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가가x돔 페리뇽, 23x40x70(h)cm, ed.44/110, 추정가 6000만 원~9000만 원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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