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국립현대미술관, '배달의민족'보다 앞섰다...다시 '전시 배달부'

등록 2022-08-23 11:06:00

1990년부터 '움직이는 미술관' 운영 '미술 문화' 배달

청주관서 '전시 배달부' 공개...이동의 시대 미술관 관점서 조망

청주관 '보이는 수장고 재조성...이건희 컬렉션 대표작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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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움직이는 미술관, 사진 아카이브, 1990,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연구센터 소장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이 '배달의 민족'보다 '배달 문화'는 앞섰다. 전국 지역을 찾아가는 '움직이는 미술관'이 1990년, 22년전에 운영됐다. '먹거리'가 아니어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미술문화' 배달은 대중과의 소통, 문화 소외계층을 위한 앞선 배려였다. 정부가 일상 속에서 미술을 감상하고 이해하도록 돕는 대표적 공공지원 분야다.

1990년부터 2009년까지 '움직이는 미술관'(2001년 ‘찾아가는 미술관’으로 개칭), 다중이용시설의 '작은 미술관'(1999~2007) 등 다양한 장소에 전시가 배달됐다. 2011년부터는 '찾아가는 미술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미술 배달'은 티가 안났다. 다시 한번 국립현대미술관이 움직인다. 이번엔 아예 전시 제목을 '전시 배달부'로 달았다. 24일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이 청주 미술품수장센터(이하 청주관)에서 '전시 배달부' 기획전을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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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마르셀 뒤샹, 여행용 가방, 1941, 미니어처 인쇄물, 여행가방 등, 39.1x34.9x7.6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전시 배달부' 어디서 어디까지 봤니..20세기 이후 작품으로 조명
현대사회의 배달 문화를 미술과 미술관의 관점에서 조명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과 이동의 연관성에 주목한다. 이동의 특징적 활동인 배달과 미술관의 주요 기능인 전시를 연결하여 두 교차지점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양상을 조망한다.

전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미술관을 배달합니다’ 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와 교육 등 여러 프로그램을 배달의 관점에서 조명하여 공적 기능과 역할에 대해 살펴본다.

두 번째 ‘통신, 미술을 하다’는 소통을 전제로 하는 통신 매체로 초국가적 교류를 실험한 20세기의 주요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통신 매체를 적극 도입하여 미술영역을 확장했다. 배달의 영역을 소통과 교류라는 측면으로 확대하여, 선구적인 통신 미술의 자취를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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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백남준, X1 X2, 1985, 캔버스에 모니터, 라디오, 112x157x3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마르셀 뒤샹의 '여행용 가방'(1941)과 요셉 보이스, 앤디 워홀, 카이 히가시야마의 퍼포먼스 '글로벌 아트 퓨전'(1985), 백남준의 1980년대 작품 'x1, x2', 1990년대 금누리, 안상수의 '일렉트로닉 카페'등의 작품을 통해 초기 인터넷 통신 미술의 기념비적 성취를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 ‘미술이라는 배달’에서는 미술과 배달을 다양하게 연결한 동시대 작품을 통해 배달을 미술의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해 보기를 제안한다. 배달은 물리적인 이동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의 전송, 예술의 유통, 자본주의와 첨단 물류체계 등 미술과 사회의 시의적 접점을 짚어내는 매개가 되었다. 박보나, 안규철, 조소희, 천경우, 함경아, 마이클 맨디버그 등10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했으며 2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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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1950년대, 캔버스에 유채, 281.5x567cm. ⓒ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2021.07.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관 보이는 수장고 재조성...이건희 컬렉션 대표작 3차례 전시
한편, 청주관은 2층에 위치한 ‘보이는 수장고’를 감상에 용이하도록 공간을 재조성해 오는 9월 6일부터 ‘MMCA 이건희컬렉션’의 대표작을 3차례 전시한다. ‘보이는 수장고’는 중앙의 높은 벽체와 프레임을 제거하고 저반사 유리로 교체하여 관람객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1부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2부 박생광의 '무속' 외 2점, 3부 백남순의 '낙원'과 이상범의 '무릉도원'을 아카이브와 함께 보여줄 계획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보이는 수장고 개편을 통해 장기간 외부 노출로 인해 작품 훼손의 위험이 있었던 이건희컬렉션을 항온항습이 유지되는 수장고에서 보존하며 소장품 관리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관람 방법으로 한국미술의 진수를 함께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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