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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 뭔가 불안하다…안지산 '폭풍이 온다'

등록 2021-11-25 10:41:48  |  수정 2021-11-25 11:05:00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신작 회화+콜라주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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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AHN Jisan, 비구름이 멈춘 그곳에서 The Place Where the Rain Clouds is not Moving, 2021, Oil on canvas, 250 x 260 c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휘몰아치는 폭풍과 돌산, 새… 불안감이 엄습한다.

서울 삼청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안지산 작가의 '폭풍이 온다' 개인전을 열고 신작 회화 15점, 콜라주 23점을 공개했다.

작가가 그려내는 대상들은 대부분 작가가 부여하는 특정 상황에 처해있다. 상황에 의해 잠식된 불안들은 여러 대상들의 뒤에 숨어있다가 슬금슬금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데, 이 불안과 온전하게 마주할 때가 바로 안지산 작가의 회화를 제대로 즐기는 순간이다.

작품 '폭풍이 온다'에서 작가가 부여하는 특수한 상황은 ‘폭풍’이다. 조금씩 다가오는 폭풍에 대한 예감, 혹은 이미 폭풍 속으로 들어가 버린 상황이 작가에 의해 전제되었고, 그에 대한 인간의 잠재적 불안을 암시하는 기제는 구름과 돌산, 그리고 마리라는 인물이 맡았다.

대상보다 그것이 처한 특정 상황에 더욱 집중하고 그 감정들을 화폭으로 옮기는 방식은 유지되었지만, 기존 작품이 밀폐성이 부각된 실내 공간인 경우가 많았다면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신작들은 감정을 실은 외부 풍경과 인물 묘사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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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AHN Jisan, 숲 속의 마리 Mary in the Forest, 2021, Oil on canvas, 50 x 60 cm


구름, 돌산과 함께 이번 전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마리라는 인물들의 초상이다. 애처로운 눈빛은 폭풍을 마주하는 인간의 실존적 슬픔과 두려움을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안지산 작가는 2013-2014년 라익스 아카데미 레지던시(네덜란드)에 참여, 2014년 Buning Brongers Prijzen(네덜란드)에서 수상한
바 있다. 전시는 2022년 1월 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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