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동방정교회 국보급 유물 '러시아 이콘' 한국 나들이

등록 2021/11/24 06:30:00

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25일부터 서소문성지 박물관서 80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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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예언자 엘리야의 빛나는 승천, 15세기 후기, 노브고로드 목재, 템페라, 66.0×48.0㎝, 러시아이콘박물관. (사진=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제공) 2021.1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러시아 이콘: 어둠을 밝히는 빛'이 25일부터 내년 2월27일까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이콘박물관의 협조로 15~19세기 러시아 국보급 유물 80점을 선보인다.

관장인 원종현 신부는 "이번 전시는 11세기 동서 대분열과 종교개혁으로 로마가톨릭에서 분리된 이웃 종교인 동방정교회를 소개하는 전시"라며 "서방 교회와는 또 다른 특성을 보여주는 러시아 이콘을 통해 하나였던 초기 교회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5세기 전성기 이후 꾸준히 전개되어온 러시아 이콘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상(像)을 뜻하는 그리스어 에이콘(eikon)에서 유래된 이콘(Icon)은 그리스도, 성모, 성인을 포함해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 및 그들의 삶과 관련된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묘사한 그림이나 조각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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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으로 만들지 않은 구세주(아케이로포이에토스), 15세기 말~16세기 초, 로스토프, 목재, 템페라, 93.8×73.8×2.4㎝, 러시아이콘박물관. (사진=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제공) 2021.1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 이콘의 역사는 998년 러시아 최초의 국가 키예프 공국의 블라디미르 대공이 비잔틴 제국으로부터 그리스 정교를 국교로 받아들이면서 시작된다. 그 후 이콘은 러시아 문화에 큰 반항을 일으키며, 이콘 없는 러시아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러시아인의 삶과 신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에 비잔틴의 영향을 받았지만 점차 그들만의 독특한 양식과 숭고한 특징을 보여주는 러시아 이콘의 세계를 소개한다. 15~19세기 시간적 흐름 속에서의 러시아 이콘의 전개 양상, 성인 및 그들과 관련된 일화를 표현한 이콘, 성화벽과 성소 등 3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회화가 57점, 조각이 9점, 성물이 14점이며 제작 시기는 15~19세기다.

순교(殉敎)란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생명을 바친 것을 뜻한다. 순교자는 그리스어 '마르투스(Martus)'에서 유래됐으며 '증인'·'증거자'의 의미를 나타낸다. 순교 성인들은 가혹한 신앙의 박해를 견디고 그리스도 복음을 증언해 오늘날 신앙인들의 삶의 본보기가 됐다.

러시아 이콘 속 성인들의 모습은 화려하면서도 인간적인 아름다움이 내재돼 있다. 이는 단순한 성화가 아닌 영적 조형언어로서 신자들을 교화시키고 교리를 설명하는데 이용된다. 기적의 매개물로서 개인의 행복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데 의의가 있다.  

예술감독인 김영호 중앙대 교수는 "러시아 이콘은 러시아 문화를 대표하는 꽃이자 동토의 척박한 삶을 지탱해 온 빛이었다"며 "이번 전시는 서유럽의 이콘과 다른 매력을 가진 러시아 이콘의 백미를 보여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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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국·러시아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러시아 이콘: 어둠을 밝히는 빛'이 오는 25일부터 내년 2월27일까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사진=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제공) 2021.11.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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