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아트클럽

갤러리애프터눈 김아미 대표 "'RM픽' 김희수 개인전 뜨겁네요 벌써 80% 판매"

등록 2021-08-30 16:15:07  |  수정 2021-08-31 11:26:47

일간지 기자출신 갤러리스트 서울 삼청동에 오픈

9월1일부터 첫 개관전...김희수 신작 회화…도자 공개

1~2부로 석달간 전시 진행...설치미술까지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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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애프터눈(대표이사 김아미, 왼쪽)은 김희수 작가의 개인전 'NORMAL LIFE : Be Normal and People'을 오는 1일부터 개최한다. 2021.08.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정말 실감해요. 유명 작가 그림이 아닌데도 그림이 무섭게 팔려요."

미술시장은 코로나19시대 의외로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경매사들은 80~90% 낙찰률로 불과 3시간만에 200억 돌파를 순식간에 해내고 있다. 국내 미술시장 최고점을 찍었던 2006~2007년 활황세와 비슷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오는 9월1일 서울 삼청동에 문을 여는 갤러리애프터눈 김아미 대표는 미술시장의 뜨거움에 깜짝 놀라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물감이 마르기도 전에 팔려나갔던' 15년전 처럼 인기 작품들은 나오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며 첫 개관전도 예상치 못한 반응에 얼떨떨하다고 했다.

9월1일부터 펼치는 개관전은 '김희수 개인전'. 전시 개막전인데 80%이상 이미 판매가 됐다.

김희수. 미술시장에는 덜 알려졌지만, 이미 셀럽(셀러브리티. 유행을 이끄는 유명 인사)들이 픽(Pick)한 작품으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방탄소년단 RM이 김희수 작품을 구매해 더욱 화제다. RM과 친구인 가수 콜드(본명 김희수)는 RM이 자신의 오피스 오픈 선물로 김희수 작가 작품을 선물했다고 밝혀 주목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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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김희수 작가가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애프터눈에서 개인전 'NORMAL LIFE : Be Normal and People'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작가는 일상에 대한 탐구와 사유를 기반으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대담한 선과 채색으로 표현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21.08.30. [email protected]

"RM은 2019년 김희수의 문래동 전시때부터 관심을 가졌다고 해요."

김아미 대표는  "RM이 픽한 그림이라는 아우라도 있지만 김희수 작품은 국내 미술시장에서는 색다른 깊이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일간지 기자 출신으로 갤러리스트로 변신했다. 20여년의 기자 생활을 접고 첫 개관전을 준비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사람들의 반응에 "이거 된다"는 촉이 왔다. 전시장 외벽에 설치한 작품을 보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이 작가 누구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며 달라진 미술시장의 변화를 실감한다고 했다.

'유명 작가만 팔린다'는 말은 옛말이라는 것. "이전엔 돈 많은 '큰손’들이 절대적이었다면, 이젠 젊은 컬렉터, MZ세대 투자자들이 움직이고 있어요. 경매시장에서 우국원, 문형태, 김선우 등 젊은 작가들 작품이 수천만원~억대에 팔려나가는 배경이기도 하죠."

김아미 대표와 김희수 작가는 3년전 한 경매사에서 만난 인연이 이어졌다. 당시 신문사 경매회사를 이끌던 김 대표는 어느날 우연히 이중섭 박수근 이우환 그림속에 깔린 드로잉을 발견했다. 10만원에 올라온 그림이었지만 김 대표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이후  그 그림은 미술시장으로 길어올려졌다. 지난해 헤럴드아트데이에서 열린 '노멀 라이프-드로잉'(Normal Life – Drawing)전으로 '김희수 브랜드'를 생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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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애프터눈은 김희수 작가의 개인전 'NORMAL LIFE : Be Normal and People'을 오는 1일부터 개최한다. 2021.08.30. [email protected]


이번 갤러리애프터눈 개관전과 함께 공들인 김희수 신작은 드로잉에서 진화해 아크릴-유화 회화와 도자 작품을 선보인다. 셀럽들의 인기작가로 급부상한 작가의 작품값은 "호당 30만원선에 매겨졌다."

거친 붓자국 굵은 선으로 투박하게 보이지만 감성을 묘하게 자극한다. 마치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임재범의 '너를 위해')노래처럼 쓸쓸함과 외로움이 공존한다. 그동안 미술시장에서 익숙한 팝아트와, 매끈한 구상화와는 다른 결로 해외 작가 작품처럼도 보인다.(서용선 작품과 비슷해보인다고도 한다) 

미대 출신이 아니다. 1984년생인 작가는 건국대학교에서 광고영상디자인을 전공하고 사진, 영상 분야에서 일을 했다. 사진 상업스튜디오에서 모델과 작업하다,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하는 환경과)커뮤니케이션이 쉽지 않은데 하고싶다는 것 하나 때문에 붙잡고 있다는 한계에 봉착했다."

 서른 살의 나이에 전업 미술작가로 전향했다. 무엇을 그릴까 고민속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다 앙리 마티스의 작품이 눈에 들어왔고, "쉽고 이뻐보이는 것에 매료됐다."

그래서일까 대담한 선과 색채가 거침없다. 경기도 양수리에서 홀로 작업하는 작가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 속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린다. 특히 같은 이미지를 수백, 수천 번 반복 스케치한 후 그림을 완성한다.

"아크릴로 작업하는데 처음에 어떻게 할지를 잘 몰라서 또 칠하고 칠하니 두꺼워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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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희수, Untitled, Acrylic on canvas, 145.5 x 111.5cm, 2021

묘한 '갬성'(감성)을 자극하는 건 초심과 반복의 힘 덕분이다. 일명 '겹치기 기법'으로 완성된 작품은 마치 목조각품처럼 단단해 보이지만, 홀로 바람을 맞고, 외로움을 견디며, 그리워하며 스스로 위로하는 작가의 영혼이 낭만처럼 담겼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작 시리즈인 'NORMAL LIFE'의 주제를 가장 선명하면서도 방대하게 보여준다. 1부와 2부로 각각 나뉘어 석 달 동안 진행되는 전시에서는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 종이 작품들을 비롯해 수채, 조각, 설치 작품 등을 소개한다.

9월 1일부터 10월 17일까지 진행되는 1부 전시에서는 'Be Normal' 이라는 소주제로 120호 대작들을 비롯한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 이후 10월 23일부터 11월 28일까지 이어지는 2부 전시에서는 'People' 이라는 소주제 아래 수채 소품들과 대형 설치 작업을 공개한다. 특히 2부에서는 100여 명의 인간 군상을 보다 밝고 재치 있게 표현한 신작 수채 소품들로 전시의 주제를 연결한다.

김아미 대표는 "무심한 듯 보이는 평범한 표정 속에 일상의 희로애락이 잔잔하게 묻어나는 작가의 대표작 이미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장기간 전시를 마련했다"며 "작가의 양수리 작업실이 전시공간에 그대로 재현되는 대형 설치 작업도 볼 수 있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전시는 11월 28일까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관람객은 시간당 40명으로 제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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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박현주기자 서울 삼청동에 문을 연 갤러리애프터눈은 첫 개관전으로 김희수 개인전을 선보인다. 2021.8.30. [email protected]

한편 9월1일 개관전을 시작으로 미술시장에 진입한 갤러리애프터눈은 유망한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그들의 작품세계를 길고 규모있게 선보일 예정이다. 갤러리 이름은 지친 오후의 휴식같은 시간을 선사하겠다는 의미다.

김희수(9~11월) 개인전 이후 내년 상반기까지 전시 계획이 잡혔다. 방상혁(12월), 오유경(1월), 모모킴(2월), 콰야(3월), 이슬아(5월) 전시가 이어진다.  전시뿐 아니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는 심도 있는 아트 렉처를 운영하며 삼청동 아트 스트리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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