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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조선왕릉 앞 'Remember 1910'

등록 2021-02-24 18: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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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6일 개관하는 '리멤버1910'의 이석영 광장

[남양주=뉴시스]이호진 기자 =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자 조선왕릉 중 하나인 홍유릉 앞에 안중근 의사 서거 111주기인 3월26일에 맞춰 남양주시 역사체험관인 ‘리멤버 1910'이 문을 연다.

‘리멤버 1910’이라는 명칭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1910년은 일제에 의해 국권을 잃은 경술국치의 해, 그리고 이석영 선생과 형제들이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떠난 해다.

그래서 ‘리멤버 1910’은 아픈 역사의 무게를 대중들이 보고 들으며 공감할 수 있는 장소, 그리고 남양주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인 이석영의 업적을 기리는 장소로 기획됐다.

 역사체험관 뒤에 위치한 홍릉은 조선의 마지막 왕이자 대한제국 1대 황제인 고종과 명성황후 민씨의 능이다. 유릉은 대한제국 2대 황제인 순종과 순명황후 민씨, 그리고 순정황후 윤씨의 능이다.

1905년 을사늑약에 이어 1910년 한일강제합병에 이르기까지 국난의 시기를 겪은 조선의 마지막 역사이자 증인이 잠든 곳이기에 항일운동에 관한 역사박물관 건립지로 이만큼 적합한 장소를 찾기도 어렵다.

체험관 내부의 역사법정에서는 방문객들이 굳이 서대문형무소나 국립중앙박물관을 가지 않아도 친일파의 죄상을 들으면서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배울 수 있다.

또 서대문형무소와 중국 뤼순 감옥을 재현한 감옥에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 숨져간 독립투사들이 아닌 친일파가 수감돼 있는 모습을 입체영상으로 구현해 방문객들이 우리 역사에 대한 인식을 재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평소 접하기 힘든 독립운동과 관련된 다큐멘터리와 영화가 상영되는 미디어 홀, 독립운동 자료 검색과 함께 각종 회의와 모임 장소로 활용될 컨퍼런스 룸, 베이커리 카페도 조성돼 공간의 의미가 주는 무거움을 덜고 시민 접근성을 높였다.

체험관 한편에는 이석영과 다섯 형제, 그리고 대한민국을 빛낸 대표적인 위인 6명이 손을 맞잡고 있는 조형물 ‘빛을 잇는 손’이 설치돼 방문객들에게 글로벌 시대를 이끄는 한민족의 기상과 자부심을 전하게 된다.

이석영은 현재 가치로 2조원에 달하는 남양주 땅을 처분해 형제들과 만주로 간 뒤 신흥무관학교를 세운 인물이다. 일제에 의해 불량선인으로 지목돼 은거생활을 하다가 1934년 상하이의 빈민가 다락방에서 외롭게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고인의 업적이 재조명되면서 최근에는 순국 87년 만에 첫 추모식이 열리는 등 이제서야 비로소 정당한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남양주시는 안중근 의사 서거 111주년인 다음달 26일 개관 행사와 함께 홍릉 침전에서 고유제를 열고 조광한 시장이 직접 고종 황제에게 ‘리멤버 1910’ 조성 의미와 과정을 고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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