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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생부터 4형제가 함께 입은 배냇저고리 전시

등록 2020-11-24 17:44:23

국립민속박물관 '2020년 기증자료전' 25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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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기억의 공유共有, 2020년 기증자료전' 전시품 배냇저고리(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2020.11.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국립민속박물관이 '기억의 공유共有, 2020년 기증자료전'을 25일부터 개최한다.

 '배냇저고리' 등 2019년 기증자료 90건을 선보인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모두 61명의 기증자가 소중한 자료 1230건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전시는 기증품에 담긴 사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 일상을 함께 하고'에는 사람의 성장, 살림살이 등 일상과 관련된 자료를 모아 전시한다.

그 중 도경재 기증 '배냇저고리'는 '4형제가 함께 입은 배냇저고리'다. 1954년 서울시 성북구 명륜동에서 살림을 시작한 기증자의 어머니(채옥순, 1931년생)는 큰아들 출산을 준비하며 정성껏 손바느질로 배냇저고리를 만들었다. 한국전쟁 이후 물자가 귀하던 시절 둘째 아들(1959년생), 셋째 아들(1962년생), 막내아들(1966년생)까지 4형제 모두가 이 배냇저고리를 돌려 입는 동안 13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 낡은 배냇저고리에는 4형제의 건강과 무탈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이 담겨 있다.

'2부 즐거움을 나누고'에는 지친 일상을 일으켜 줄 운동과 관련된 자료를 모았다. 특히 이종철 기증 '태권도 도복'에는 젊은 날의 우정과 정직한 땀이 담겨 있다. 이 도복은 1962년부터 1970년까지 서울대학교 태권도 동호회 '권우회'에서 수련하며 입던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전 관장인 기증자는 학창시절부터 박물관 재직시기를 거쳐 현재까지도 태권도를 통해 몸과 마음을 수양하고 있다. 이 도복에는 정의, 노력, 우정 등 그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담겨있다.

'3부 기억을 간직하다'에는 추억이 남아 있는 근현대의 다양한 기억과 기록의 과정, 이를 소중하게 간직한 실생활 자료들로 꾸며졌다. 그중 심원섭 기증 '야학부夜學簿'에는 특히 '나눔의 가치'가 돋보인다. 기증자의 할아버지(故 심진택, 1915년생)는 일제강점기 충청남도 부여군 장암면 정암리 맛바위마을에서 배울 기회가 없었던 주민들을 위해 농한기에 야학을 운영하며 한글을 가르쳤다. 전시는 내년 10월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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