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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그림'의 짠함…선화랑, 문형태 'Fantastic Man'

등록 2020-09-09 19:42:15  |  수정 2020-09-09 22: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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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문형태 Mask 60.6x72.7cm Oil on canvas  2020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보는 순간 눈길을 잡아 당기는 마력이 있다. 동화같은 그림이지만, 볼수록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전하는 '묘한 그림'이다.

미술시장 불황에도 전시때마다 '품절' 사태를 보이는 화가 문형태(45)의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이 2017년에 이어 또 다시 초대했다. 신작 회화등 35점, 오브제 7점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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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문형태 Fantastic Man

이번 전시 주제는 'Fantastic Man'. 작가가 즐겨보던 한 잡지의 타이틀에서 영감을 얻었다. 네덜란드에서 발행되는 남성패션계간지로 화려한 셀러브리티들의 화보가 주를 이루지만 기존 잡지들과 달리 각 인물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는 특색 있는 남성잡지다.

"세상의 좋은 것들은 그 안에 짠함이 들어있는 공통점이 있다"는 그는 "그런 감정을 그림에 넣고 싶다"고 말했다.

미술시장 스타 작가로 등극하면서 '부자 화가'가 된 그도 '남성 잡지'처럼 살고 있다.

불과 몇년전 좁은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며 먹고 살기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화가로 성공하면서 '돈 욕심'이 생겼다. 좋은 집, 작업실에 멋진 스포츠카도 가지면서 찾아온 행운을 누렸다. 그러면서 "내가 이룬 성공과 이루지 못한 성공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했다.

그렇다면 "작품 판매가 잘 되면 과연 성공한 것인가?"  

결국 그림을 그린건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놀이로 시작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그는 "안 팔려도 그리고 싶은대로 그리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했다.

하지만 인생의 희로애락이 익살로 버무려진 작품은 그 그림이 그 그림 같다. 이번 선화랑 전시는 '잘 팔리는 그림'의 선을 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조선대 서양화과 졸업후 2008년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 연 개인전에서 주목받은 작가는 2010년 부산 맥화랑으로 전시가 이어지며 화제가 됐다. 이후 매년 서울과 부산 대구 일본등에서 개인전을 열어왔다. 마르기도 전에 팔려나가 화랑가에서 '마팔'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30대에 '스타 작가'가 된 그도 이제 40대 중반 작가가 됐다. 10년째 이어온 똑같아 보이는 그림. 이제 새로운 스토리를 써야하는 시험대에 올라섰다. 전시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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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문형태, Moving Pinetree 91x116.8cm Oil on canvas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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