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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15주년 특별전] ‘한국 현대미술의 다색화 3040’ ⑫<이세현>

등록 2016-04-24 13:32:33  |  수정 2016-12-28 16: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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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국현대미술의 다색화-3040'-뉴시스 15주년 기념전.이세현, Between Red -016JAN04, Oil on Linen, 150cm x 110cm, 2016
'지서울 아트페어 2016' 특별전 참여 서울 DDP서 27일 개막, 5월1일까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기자 = 이세현 작가(49)의 그림은 보기만해도 눈길을 끈다. 한국의 산천을 붉은색으로만 담은 '빨간 그림'이다.

  '붉은 산수'로 명명된 그림은 유럽 미술계에서 먼저 주목했다. 2006년 영국 유학중에 나온 '붉은 산수'는 군대시절의 경험이 이어졌다. "군 복무 시절 야간 투시경을 끼고 본 풍경은 인상적이었다. 보초를 서며 바라보는 풍경은 어떤 움직임이나 위험을 감시하기 위한 행위였다. 하지만 야간 투시경을 통해 본 단색 풍경들은 온통 신비롭고 아름답기만 했다. 마음 속에 알지 못할 슬픔과 아픔이 느껴진 그때 그 풍경이다. 동시에 두려움과 공포도 함께 일었다."

 아름다우면서도 공포스러운 금기와 신성시된 핏빛의 붉은 색을 택한 이유다. '붉은 산수'는 사실적이면서 초현실적으로 다가온다.

  런던 첼시예술대학 대학원 졸업전에 선보인 '붉은 산수'는 순식간에 팔리며 유명해졌다. 붉은색만큼이나 강렬하게 각인된 작품은 작업실에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중국 현대미술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중국현대미술을 세계미술시장에 알린 컬렉터 울리 지그도 그의 작품 10여점을 가지고 있다.  

 울리 지그가 작업실에 방문했을때 그는 어안이 벙벙해서 이렇게 물었다.  “왜 나처럼 무명작가를 만나기 위해 직접 런던까지 온 것인가?”라고 물을 정도였다.  그러자 울리 지그는 “당신의 작품은 완전히 처음 보는 형식"이라며 "내용도 잘 이해되면서 무엇을 얘기하려는지도 명확한 점이 좋다”며 작품을 구매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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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세현,Between Red -016JAN04,oil on linen,150×110cm,2016
 온통 붉은색으로 칠해진 그림은 '불타는 그림'처럼 보이기도 한다. 들여다 보면 인간에 의해 파괴된 디스토피아다. 멀리서 보면 풍경화 같지만 쓰러져 가는 건물과 포탄의 흔적들이 삽입되어 한국의 아픈 기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영국에서 뜬 후 한국에 온 ‘붉은 산수’ 는 '빨갱이 그림'이라는 소리도 들었다. 레드콤플렉스가 강한 분단국가이기에 가능한 반응이다. 작가는 "작품 속의 ‘붉은 색’이 무엇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 붉은 색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문화 속에서 다양한 상징성과 의미를 갖고 있다"고 했다.

 '이세현=붉은 산수'로 각인된 작품은 한국인으로서 시대정신을 올곧이 전한다. 한국 역사의 현장과 부조리한 사회 현상등 한국 현대사의 정체와 편린들이 실록처럼 기록됐다.

◇ 이세현 작가= 홍익대 회화과 학사 및 석사과정 졸업, 영국 런던 첼시대학교(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 석사과정 졸업, ▶개인전 14회:2015 레드-개꿈(미메시스미술관ㆍ경기도 파주) 외에 뉴욕ㆍ런던ㆍ암스테르담ㆍ취리히ㆍ서울 등 ,▶작품 소장: BOA(Bank of America),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마이크로소프트 아트컬렉션, 민생미술관(상하이), 제임스 리 컬렉션(베이징), 울리지크컬렉션(Uil Siggㆍ취리히), 하나은행 등 국내외 주요 컬렉션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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