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아트클럽

[박현주 아트클럽]'꽃미남 작가' 이강욱 '금의환향' 아라리오갤러리서 개인전

등록 2016-01-06 15:33:55  |  수정 2017-11-14 1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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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무제-12050(Untitled-12050), Mixed Media on Canvas, 170 x 750cm
【서울=뉴시스】박현주 미술전문기자= 금의환향(錦衣還鄕)이다. 미술시장 스타작가 이강욱(39)이 7년간 공백을 깨고 화려하게 귀국했다.

 '5초만 보면 감이 온다'는 세계적인 100대 컬렉터이자 아라리오뮤지엄을 설립한 김창일 회장이 러브콜했다.

 지난해 영국에서 돌아온 이강욱은 국내와 상하이에 갤러리를 둔 아라리오갤러리의 전속작가가 됐다.

 긍정적으로 화랑의 시스템과 탄탄한 컬렉터가 구축된 갤러리에서 날개를 제대로 펼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의미다. 특히 내수시장이 한정돼 있는 만큼 해외 진출 무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탄탄대로가 열릴 전망이다.

 2009년 영국 런던으로 유학가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작가는 작품도 변했다. 이강욱을 브랜드화한 '세포 그림'은 더욱 미시적이고 거시적으로 진화했다.

 장식적이던 '큐빅'은 사라졌다. 오로지 '그리기'의 개념이 무장되어 '회화의 본질'을 탐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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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기자= 영국에서 유학후 7년만에 와 아라리오갤러리에서 귀국전을 갖는 이강욱 작가가 활짝 웃고 있다.
6일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에서 만난 이강욱은 "영국에서 '추상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고민했다"고 전했다.

 "6세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영국에 오니 '내가 왜 그림을 그리고 있지?'와 '내가 왜 페인팅만을 하고 있지?'라는 물음이 다시 생겨나더군요"

 몸의 일부를 확대해 보기도하며 실험적이고 상상적이던 작가의 사고는 구체화됐다. "이전에는 왜 하는지, 내용이 무엇인지 등의 서브젝트(문제)가 중요했다. 하지만 상대적 개념들은 차이가 있는게 아니라 일관적인 이미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고대 힌두 철학의 텍스트인 우파니샤드'에 몰입하면서다. 그는 "보편성과 개별성, 미시적 공간과 거시적 공간 등 수없이 많은 우주의 대립적 요소들이 역설적으로 서로 닮아있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하나로 연결될 가능성을 지님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왜 회화적 방법을 고수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은 화면으로 옮겨졌다. '회화 자체'에 대한 관심은 '행위'로 드러났다. 반복적인 행위가 남긴 흔적들은 캔버스위에 시각적 결과물로 고착되고, 화이트를 기반으로 한 여러 색상들은 색으로서 존재하기보다 하나의 개별적 '톤'으로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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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The Gesture-15020, Mixed Media on Canvas, 162 x 227cm, 2015,
그렇게 나온 신작을 그는 '제스처(Gesture)'로 타이틀을 달았다. 타원과 드로잉으로 된 무제와 달리 '제스처'는 하나의 점과 색면의 융합이다.'스밈과 우러남'이 돋보인다. 외국에서 꽃핀 한국인의 정서로 보인다. 스펀지로 살짝 찍어낸 옅은 색면과 수많은 점들이 박힌 화면은 웅성웅성 무한공간으로 이어지는 느낌이다.

 미술비평가 정연심(홍익대)교수는 "극도의 노동을 요하는 세밀화처럼 보이지만, '추상처럼' 보이는 신추상의 세계"라고 평했다. 하지만 '국내외의 추상화가들이 대부분 '주제의 배제'라는 명목으로 스토리를 제거하였던 역사적 맥락과는 상반된 부분'이라고도 했다. "작가가 그린 신추상은 우연한 감정을 울림을 표현한 것도 아니고, 내적 필연성에 따라 그려진 것이 아니라, 마치 글을 써내려가듯이 독백조의 이야기가 리듬을 따라 자리잡은 '회화적 공간'"이라는 분석이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이강욱은 대한민국회화대전 대상(2001), 동아미술상(2002), 중앙미술대전 대상(2002)을 휩쓸며 주목받았다.

 2006~2007년 후끈 달아올랐던 국내 미술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부상했다. 당시 젊은 작가들이 구상과 극사실회화로 '용호상박'할때도 그의 추상화는 낭중유추였다. 반짝이는 비즈와 함께 이뤄진 '선 드로잉', 일명 '세포 그림'은 폭발적이었다. 국내는 물론 일본 스페인 아르코아트페어등에 출품하면 매진을 기록했다.    

 작품은 '드로잉'이 극대화된 추상화다. 구체적인 형상은 없지만 색연필로 알갱이처럼 그린 점들과 반복되는 무수한 곡선들이 실타래처럼 이어졌고, 타원이 무한 증식한다. 유려한 리듬감이 흐르는 화면은 통제와 절제가 균형을 이뤘다. 단지 선과 색면이지만 세련됨이 빛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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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The Gesture-15024, Mixed Media on Canvas, 80 x 130cm, 2015
제스처와 무한형상의 감각적 향연이 펼쳐진 귀국 신작전은 벌써부터 요란하다. "단색화를 계승하는 새로운 추상회화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꽃미남 작가'로도 유명한 작가는 더 윤곽이 뚜렷해지고 눈빛이 강렬해졌다. 이번 개인전을 위해 작업에 몰두 한 탓인지 7~8kg이 빠졌다고 했다.

 병신년 새해, 깊이있게 돌아온 '이강욱표 추상회화'가 미술시장의 시동을 걸고 있다. 수많은 타원과 알갱이같은 점들이 모여 무한 확장하는 작품은 직접 봐야 실감난다. 전시 타이틀은 '역설적 공간:신세계'다. 7일부터  3월6일까지. 02-541-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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