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소식

'테라코타 대모' 한애규, 다시 이끌고 온 '풍만 여인들'

등록 2022/06/21 01:01:00

기사내용 요약

2018년 이후 4년 만의 개인전 'Beside'展
아트사이드갤러리, 테라코타 신작 38점 전시
강인하고 묵묵한 여인상 통해 북방과의 교류 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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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애규, 달을 안은 여인, 2021, terracotta, 33 x 32 x 93 (h) c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행렬은 계속된다. '풍만한 여인들'이 다시 돌아왔다.

4년만에 아트사이드 갤러리에 등장한 '여인 행렬'이 반갑다. 고희를 앞둔 나이에도 여전히 흙맛과 손맛을 즐기고 있는 작가 한애규의 귀환이다. 한국의 '테라코타(Terracotta)대모' 작가로, 거칠고 투박하지만 손 끝에서 탄생된 이야기로 감정의 물결을 담아왔다.

지난 2018년 이후 다시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개인전 'Beside'展을 펼친 한애규는 온전히 흙을 통해 작품에 대한 가치관을 더욱 견고히 보여준다. 테라코타로 이끌고 온 여인 행렬 신작 38여 점을 선보인다. 한애규와 아트사이드는 10년 넘게 전시를 함께 하고 있다.

2018년 개인전 '푸른 길'에 이어진 이번 전시는 여전히 '조명받지 못한 그들'을 오래도록 매만진 흔적을 보여준다.

‘여성’은 한애규가 오래도록 작업을 하고 있는 대상이다. 여성으로서, 여성의 삶에 집중하며 그와 관련된 소재를 택하여 개인적이지만 공감하는 이야기를 해왔다. 특히 엉덩이가 큰 '테라코타' 여인상들은 '구운흙'의 따뜻하고 푸근한 감성이 넘친다.

이번 작품에도 역사 속 분명 존재했고 존재할 수밖에 없던 여성을 꺼내와 행렬을 만들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역사는 지속될 수 없었을 것이기에 태초의 여성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함께 그는 강인하며 묵묵한 여성을 그려냈다.

힘이 쎈 여인, 배 나온 여인 등 정형화되지 않은 여성 군상을 모으고 여성의 곡선을 닮은 말과 늑대를 놓아 끊어진 한반도 너머 북방으로의 길과 ‘교류’의 역사를 다시 한번 주목하고자 한다.

1953년생인 작가는 북방과의 교류로 의미되는 유물을 손에 쥔 채 행렬하는 작품을 통해 분단된 현실이 과거처럼 하나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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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애규 개인전 전시 전경(지하 1층)

"그 길로 여인들이 오고 있다/대륙의 딸들이다/어떠한 이유에서든 자기 땅에서 살지 못하고/떠나야 했던 길 위의 여인들이다/어떤 이는 두려워하고 어떤 이는 결연한 모습이며,어떤 이는 미지의 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희망찬 모습이다/그 길 위에서 그들은 짐을 나르고 아픈 이를 돌보며, 죽은 자를 묻고, 때로는 출산을 하기도 했다/긴 시간을 견디고 버텨낸 강인한 여인들이다. 그들이 오고 있다."(작가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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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애규, 전신상 7 (문신을 한 여인), 2021, terracotta, 36 x 28 x 92 (h) cm


이번 전시는 지난 '푸른 길'에 선보인 무리 속 여성들과 달리 한층 온화함과 부드러움이 더해졌고 형태도 다채롭다. 뚱하고 못생겼지만 '밉상'이 아니다. 특유의 단호하면서도 강인하고 묵직한 위압감이 매력인 '한애규표' 손맛은 녹슬지 않아 보인다. 전시는 7월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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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애규, 늑대, 2022, terracotta, 131 x 41 x 44 (h)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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