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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 누드·사도마조히즘...국제갤러리 "19금 전시 아니다"

등록 2021-02-18 15:09:27  |  수정 2021-02-22 10: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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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 Watermelon with Knife, 1985Silver gelatin50.8 x 40.64 cm© The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름다움과 악마성은 같은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수박에 칼을 찔러 세워놓은 흑백 사진. 배경에서 피어나는 연기처럼 작품들은 베일에 싸인 금기를 드러낸다.

미국의 현대사진작가 故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의 문제적 사진이 서울에 상륙했다. 국내 최초 전시다.

18일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펼친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사진은 40여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도 충격과 파격을 선사한다.

흑인 남성 누드와 사도마조히즘, 게이 서브컬처 등 포르노그래피적 사진이 그대로 전시됐다. 80년대 당시에도 사회적 논쟁과 예술의 검열에 대한 담론을 생산했던 작품들로, 특히 '퀴어 미학'을 전한다.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20세기 후반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시대적 아이콘이다. 전 세계의 비평가와 예술가들에게 가장 호평 받은 사진작가로도 꼽힌다.

"사회적 관습과 윤리 의식에서 벗어난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정교한 사진적 양식성을 구현했다"고 평가받는다.

성기가 그대로 드러나는 누드와 사도마조히즘 포르노그래피적 작품이 가득하지만 '19금' 전시는 아니다.

국제갤러리는 "이미 사회적 규범에 도전한 외설과 예술의 논쟁의 아이콘이자 작가로서 컬트적 위치를 구축한 만큼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작품 그대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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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 Milton Moore,1981Silver gelatin50.8 x 40.64 cm© The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핫셀블라드 카메라로 구현한 흑백사진..퀴어미학과 세속적 욕망의 양가적 미학
국제갤러리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 개막하는 메이플소프 개인전은 1970 년대 중반에서 1980 년대까지 핫셀블라드(Hasselblad 500)카메라로 구현한 메이플소프의 시그너쳐 흑백사진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전시 부제목인 'More Life'는 퓰리처상과 토니상을 수상하며 ‘미국 문학의 전환점’이라는 평가를 받은 토니 쿠쉬너(Tony Kushner )의연극, 미국의 천사들(Angels in America, 1991 )의 마지막 대사에서 인용했다. 동성애자 커플을 중심으로 1980년대 AIDS가 창궐한뉴욕의 현실을 판타지로 구현한 연극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피사체의 친밀함과 경이로움, 강인함과 세속적 욕망이라는 양가적 미학을 통해 문제적 찰나를 완벽한 서사성으로 펼쳐낸 작품들을 소개한다.

절묘한 시대적 감각을 음악 세계에 반영한 전설의 펑크록 가수이자 메이플 소프의 뮤즈로 수많은 대중문화적코드의 사진으로 남은 패티 스미스(Patti Smith), 단련된 여성 신체의 구현을 통해 컬트 사진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한 보디빌더 리사 라이언(Lisa Lyon), 궁극적 아름다움의 찰나와 본질을 예리하게 포착해낸 리처드 기어(Richard Gere)를 비롯해 트루먼 카포티(Truman Capote), 루이즈 네벨슨(Louise Nevelson) 등이 전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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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 Lisa Lyon, 1981, Silver gelatin 50.8 x 40.64 cm© The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K2 2층에 마련된  전시는 공개적으로 쉽게 볼수 없는 작품들이 대거 소개됐다.

 1970년대 후반 뉴욕 퀴어 하위문화를 통해 포르노그래피와 외설성, 에로티시즘과 예술성의 문제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문제작들이 걸렸다.

80년대 흑인 남성 누드 등 핵심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오브제화 된 남성 성기, 비밀스러운 사도마조히즘 의식, 굵은 쇠사슬에 거꾸로 매달린 남자, 검은 가죽 잠바와 슬렉스 제복으로 몸을 감싼 피사체, 채찍을 항문에 꽂고 대담하게 화면을 응시하는 셀프 포트레이트, 검은색 구강성교 가죽 장치로 신체를 뒤덮은 사진 등 문제의 'x 포트폴리오' 연작들이다.

포르노그래피라는 악명을 동시에 부여받은 이 흑백사진 작품들은 80년대 당시 "치밀하게 계산된 채광과 구도를 완벽하게 조화시키며 극한의 미학"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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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민석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제갤러리에서 개관한 미국의 현대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의 개인전 <Robert Mapplethorpe: More Life>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2021.02.18. mspark@newsis.com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는 메이플소프가 후기에 천착했던 꽃 사진을아우르는 다채로운 작업들을 선보인다. 그의 꽃은 그저 아름다운 꽃은 아니다.

“나의 꽃은 어딘가 내부 깊숙이 파고들고 있고, 일반적인 꽃에서는보이지 않는 어떤 통렬함이 있다”고 말했듯 메이플소프는 극도로 클로즈업한 꽃을 통해 발기한 페니스의 암시와 의인화된 신체의 확장으로서 꽃이라는 피사체를 구현하고 있다.전시는 3월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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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Self Portrait. 1988 Silver gelatin60.96 x 50.8 cm© The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누구?...작품 세계는?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는 초상, 누드, 자화상, 정물 등 흑백사진 연작들로 알려진 미국 사진작가다. 1989년 에이즈 합병증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2000 여 점 이상의 초상, 꽃, 누드, 풍경, 광고, 정물 사진을 남겼다.

자유와 욕망이 꿈틀거리던 1970~1980 년대 뉴욕에서 작품의 다양한 물성을 반영한 콜라주, 폴라로이드, 흑백사진, 다이-트랜스퍼(Dye-transfer) 기법의 컬러사진 등을 통해 매체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스스로의 욕망을 해방하는 한편 여성, 인종, 성소수자와 같은 타자의 재현에 관한 문제들을 작업에 적극적으로 투영, 터부시되던 사회적 규범에 도전하며 당대 문화 전쟁의 아이콘이자 작가로서 컬트적 위치를 구축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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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 Frank Diaz, 1980, Silver gelatin 50.8 x 40.64 cm© The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뉴욕 퀸스 플로럴 파크에서 태어난 그는 1963년 브루클린의 프랫인스티튜트에 입학하여 회화와 조각을 전공했다. 1970년대 초반 패티 스미스와 브루클린과 맨하탄의 첼시 호텔에서 함께 거주하며 초상사진과 작업들을 남겼다. 작업 초창기에 포르노 잡지의 이미지로 콜라주 작업을 시도한 작가는 비슷한 시기에 폴라로이드 SX-70 카메라로 촬영한사진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후 앤디 워홀의 '인터뷰' 잡지 촬영, 패티 스미스 등과의 앨범 커버제작, 다양한 사교계 인사들의 초상 사진 등을 작업했다.

1977년 비영리 미술기관인 키친에서 열린 'erotic pictures'에서는 꽃과 초상 사진을 전시하고, 홀리 솔로몬 갤러리에서 남성 누드,속박과 규율, 사디즘과 마조히즘(BDSM) 및 퀴어 하위문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문제적 작가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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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Two Tulips, 1984Silver gelatin50.8 x 40.64 cm© The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메이플소프의 작품에 나타난 동성애적 이미지, 꽃을 중심으로 한 정물화, 셀리브리티 초상화, 폴라로이드연작, 혼합 미디어 조각 등은 그의 예술적 시도와 기술적 실험을 통해 사진의 범주를 초월하여 일상성안에서 마술적 환상성과 영화적 서사를 구현했다고 평가받는다.

메이플소프는 뉴욕휘트니 미술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필라델피아 현대미술관(ICA), 파리의 그랑 팔레, 로스엔젤레스 카운티미술관(LACMA) 등에서 전시했다. 사후 그의 작품들은 신디 셔먼, 캐서린 오피, 데이비드 호크니, 소피아 코폴라,페드로 알모도바르 등 다양한 예술가들의 큐레이션을 통해 전시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